농업·환경 칼럼을 마치며

▲ 서관석
(주)에코프렌드 대표
시간은 원래 공허 하다. 우리들의 일반적 의식 속에 각인된 흐르는 세월이 아니다. 다만 존재하는 것들에게 그 생멸이 있을 뿐인데 시간이 흘러가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시간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농업과 환경에 관한 느낌과 하고 싶은 말을 쓰다 보니 어느덧 그 열정도 소멸을 향하고 있다.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그 끝이 너무 빠른 것 같아 죄송스럽다. 그동안 거칠고 투박하며 부족한 지식을 철없이 자랑한 것 같다. 부끄럽다. 그래도 진실을 전하려 애쓴 건 사실이다. 잘못된 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길 빌어본다.

그래도 투박하고 덜 세련된 글 읽어준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편집에 힘써주신 편집국에도 감사드린다.
변명일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읽는 순천광장신문 지면에 사적인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관조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향해 글을 쓴다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써야 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진실을 쓰자. 내가 생각하는 진실을 쓰자. 진실은 그 자체가 힘이고 창조라 하지 않았던가?’ 이런 마음으로 부족한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농민들의 실의에 용기와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고, 고단함을 위로하고 싶었고, 희망을 안겨드리고도 싶었다.

환경과 농업과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작으나마 자각을 일으키는 요인을 제공하고도 싶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마음만 앞섰을 뿐 현실적으로 부족함만 가득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때론 말이 아니고 행동이 말일 때가 있다는 걸 농사의 세계에서 거듭 깨닫는다. 땅을 살리고 작물을 가꾸는 진정한 농부가 되기 위해서. 내가 발견한 농법을 적용하여 농사를 짓고 성공하면 그 결과를 나누고 싶어서 농법실험에 뛰어들 계획이다.

희망을 품자. 절망 속에서도. 그리고 때가 되면 언제든지 마음으로 다시 만나자. 참 언론을 기대하는 독자들과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면서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이루고자 하는 일에 정진 있으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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