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선뜻 후원을 하기란 쉽지않다. 기부문화가 예전에 비해 많이 정착됐다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이용호씨(84.남도교통이사)는 지난 89년부터 지금까지 장애인단체를 돕고 있다. 34년이란 긴 세월동안 개인적인 풍파도 있을 법한데 그의 후원은 계속됐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한 그를 설득한 끝에 겨우 지나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86년에 정신박약아협회장에 취임한 내 친구의 권유로 장애인들에게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당시에는 지적발달장애인들을 정신박약아로 부를만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미약했다”고 회상했다.

이용호이사는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91년에 남도교통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택시 안에 껌통을 놓고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했는데 성에 안찼다고 한다. 급기야 그는 장애인들에게 택시요금 할인을 고안했다.

“시내운행의 경우 요금의 50%, 시외 20%의 할인혜택을 시작했는데 막상 택시 기사들이 싫어했다”고 그는 말했다. 휠체어를 차에 싣고 장애인들이 승차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사들을 상대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전환 교육과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등을 마련했다. 장애인 후원에 대한 그의 의지가 여실히 엿보였다.

이 일이 계기가 됐는지 그는 지금 순천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에 시에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공모하는데 자격조건이 사무실, 주차장완비였다. 겨우 차량 2대 운용자금만 보조해준 상황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이 일을 할 사람이 없어 할수없이 내가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장을 2009년부터 17년까지 지냈다. 이때 협회 사무실이 마련됐다. 직원들도 7~8명에 이르렀다. 그나마 자신이 주도한 일중에 제일 잘한 일이라며 멋쩍게 웃는다.

이용호씨는 오랜세월동안 장애인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이용호씨는 오랜세월동안 장애인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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