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이 다 된 나이에 사회복지사 자격을 땄다.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 문을 두드리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전업주부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란 녹록치 않은 사회 환경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운명에 이끌리듯 결국 졸업을 일궜다.

순천시 장애인복지관에서 12년간 일해온 김순례사회복지사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전남사회복지사대회에서 전남도의장상을 받았다. 한사코 인터뷰를 고사한 그에게서 화려하게 꾸미지 않고 묵묵하게 일만 하려는 성격이 읽혀진다.

“제가 일할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취업에 자신이 없었는데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할 기회를 줘서 감사한 마음에 더욱 곁눈질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김씨는 이 곳에서 9년 넘게 방문목욕서비스를 담당했다. 성치 않은 사람들을 씻겨주고 때 밀어주는 일은 여성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목욕차량에 설치된 보일러 관리와 차량 관리는 생소했다.

“힘들었지만 목욕을 마친 후 그들이 환하게 웃어주는 미소가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줬다”고 그는 말한다.

“근육이 서서히 없어지는 근감소증 환자였어요. 방문 일정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그 분에게 목욕서비스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거예요. 목욕시켜준 다음날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서 충격받았어요.” 27세의 젊은 나이여서 더욱 놀랐다는 그는 마지막 가는 길에 인생의 회한을 다 쓸어버리 듯 몸이라도 정갈하게 해줘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목욕서비스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를 하는데 자주 바뀌거나 안 나오기가 일쑤여서 애태웠으나 지금은 장애인 일자리형의 인력이 충원돼 무리없이 운영된다”고 엄지척을 보였다.

올해가 정년인 그는 앞으로도 활동지원사로 일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장애인들이 생활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주저없이 달려가겠다”는 사회복지사가 있어서 위안이 된다.

김순례사회복지사는 이번 전남사회복지사대회에서 전남도의장상을 받았다.
김순례사회복지사는 이번 전남사회복지사대회에서 전남도의장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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