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정 외국인력지원 순천소지역센터 로드월드비전 대표 인터뷰

정숙정 고용부 외국인력지원 순천소지역센터 로드월드비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코로나의 위세가 머뭇거리면서 순천에 외국인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는 22년 12월 말 기준 순천지역 등록외국인이 2천5백13명이라고 밝혔다. 전년도보다 3백79명이나 많은 수다.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는 정 대표는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이 세운 소기의 목표를 이룬 뒤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 센터에서 정미자 실장 등 2명이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데 센터장과 정 대표는 각각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한때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불, 사업주의 폭행 등에 대해서 정 대표는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국회사 관리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의사소통이 안 돼서 이런 사고가 비일비재했으나 지금은 대화로 해결하는 분위기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외국인의 한국어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로드이민자 한글교실을 운영하는 등 양자 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는 생각에서다.

“미얀마 출신의 한 외국인 근로자는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한 후 하체에 큰 화상을 당하고도 당국에 붙잡혀 강제귀국 당할까봐 병원에도 안 가고 스스로 소주병으로 상처를 달래다 결국 죽었다”며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때가 마침 성탄절 이브였는데 광양경찰서에서 연락이 와 가봤더니 불법체류자로 되기 전까지 상담 등 꾸준히 관리했던 사례자여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불법체류자였더라도 나에게 도움을 청했더라면 살았을 텐데···”라며 정 대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정 대표는 그 외국인의 방에 소주병이 널브러진 장면이 한동안 사라지지 않아 괴로웠다고 한다.

정숙정 고용노동부 외국인력지원 순천소지역센터 로드월드비전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이 세운 소기의 목표를 이룬 뒤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순천광장신문
정숙정 고용노동부 외국인력지원 순천소지역센터 로드월드비전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이 세운 소기의 목표를 이룬 뒤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순천광장신문

불법체류자의 실태에 대해서 정 대표는 말을 아꼈다. 정부의 정확한 통계도 없을뿐더러 로드월드비전에서도 그 실상을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다만 불법체류자의 수가 등록외국인 수보다 조금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해준다. 

정 대표는 불법체류자들의 본국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후원 행사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때 스리랑카 출신의 한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의 차례인데도 사양하고 다른 친구들을 먼저 출국시켜 감동받았다”라고 말했다. 가슴 아픈 일들도 있었지만, 좋은 기억들도 많아 보람을 느낀다는 정 대표는 외국인지원일을 25년 동안 해오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일할 사람이 없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 실정이다”라면서 “특히 어업의 경우 어선을 띄울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한 정 대표는 우리 사회가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구 절벽 위기의 한국에 외국인 이민정책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논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은 점은 무척 아쉬운 모양이다.  

정 대표는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외국인지원센터에 대한 예산 배분이 고르지 않는 것도 개선해야할 사항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한정된 예산이다 보니 이해는 된다”며 정 대표는 이 점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일 욕심이 많은 정 대표에게 예산은 걸림돌이 아니다.

정대표는 앞으로도 외국인의 한국 정착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머나먼 타국까지 와서 열심히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면 한국인 입장에서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따지고 보면 인간이란 점에서 굳이 내국인 외국인 구별하면서 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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