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 신대지구 개발 사업은 순천시가 쓰레기 처리로 수년간 골치를 앓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이명박 정부 초기에 도입한 자원순환센터를 주암에 BTO (민간투자 등 770억 원) 방식으로 건립하였다.

그런데 준공 후 4년도 안 되어 매립지는 포화상태가 되었다. SRF(고형연료)는 2년 정도 매각한 후 현재는 도리어 돈을 주고 파는 애물단지 시설이 되어버렸다. 더욱이 두 번의 큰 화재와 가스비 등 미납으로 가동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매립장의 폐수 유출로 인근 농민들이 피해도 보았었다.

돌이켜보면 왜? 그때 신대지구에 서울시 목동처럼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하여 폐열을 이용한 지역난방 등을 생각하지 못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 몇 년 안에 포화가 될 왕지매립장과 자원순환센터의 운영은 불안한데 폐기물처리장 입지 선정에 수년째 행정력을 소모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온난화 때문에 대기 온도가 1.2도나 상승하여 기후 재앙(화재와 홍수, 가뭄 등)이 빈번하다. 예전에 순천은 홍수 시 국가정원지역과 오천, 연향지구의 들판이 자연 저류지 역할을 했었다. 그런데 현재는 수백만 톤의 흙을 매립한 후 많은 아파트단지와 국가정원이 조성되었다. 이제 남은 풍덕지구(국가정원 동문 앞)와 연향뜰은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개발을 위한 매립은 없어야 한다.

시민 모두가 발상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 다만, 연향뜰에만 최첨단 공법과 건축물로 생태수도에 걸맞은 폐기물처리장 설치를 제안한다.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가 아닌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가 되어야 한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내가 책임진다’라는 자세로 주로 도시민이 발생시킨 쓰레기를 시내권에서 처리해야 한다. 순천만 국가정원 옆이기에 랜드마크 시설로 만들면 관광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일본 오사카의 마이시다 쓰레기소각장,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슈피텔라우, 우리나라 하남의 유니온 파크 등을 벤치마킹하면, 이들보다 훨씬 나은 폐기물처리장을 건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쓰레기차 진출입로와 소각장은 지하화하고, 굴뚝 상단에 전망대 카페를 만들면 순천만 갈대와 정원 조망이 최고일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온수 수영장과 목욕탕, 청소년들의 환경체험관, 건물 벽의 암벽등반장 등 융복합 시설로 해야 한다.

최근 순천시 2040도시계획을 위한 시민계획단 워크숍에서 나온 슬로건 마냥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생태도시’로 한층 더 나아가리라 생각된다. 노관규 시장은 탄소중립으로 살아나는 경제, 차세대폐기물 시설 건립과 탄소배출권 거래를 주요 시정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순천시장은 검사 출신으로 무소속이다. 최근에 국토부 장관, 국민의 힘 모 최고의원도 무소속 단체장들을 만나 ‘호남지역의 애로사항을 청취, 건의하겠다’라고 했다. 불가피한 정치적 상황을 지렛대로 삼아 실사구시의 자세로 정부의 지원을 유도하면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2030년부터 법적으로 쓰레기 직매립을 할 수 없다. 시급히 공론화 과정을 거친 융복합 폐기물처리시설이 연향뜰에 건립된다면 생태수도 순천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되리라 확신한다.

김옥서 전 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김옥서 전 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