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바람에 뒤 흔들린 모새달 대궁은 바람의 지휘봉이고 하늘을 나는 흑두루미 한 무리는 바람의 음을 타는 악보다. 그 노래는 바다에 잠긴 달빛을 만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만나러 가고 있는 것이었다. 만나고 떠나는 것들이나 한곳에서 흔들리며 사는 것들이나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이곳에 서 있겠지. 동이 트기도 전에 순천만 4수문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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