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순천 사랑의연탄나르기

83살의 김신오(가명) 할아버지는 별량면에 혼자 사신다. 지난해 7월 26년간의 난소암, 뇌종양 투병 끝에 할머니가 세상을 등지셨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할아버지의 몸 깊은 곳에 있던 병이 얼굴을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순 전대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이후 지팡이를 짚게 되었다. 아플 겨를도 잠시. 찬 바람이 불자 할아버지에겐 근심이 늘었다. 비어가는 연탄창고.

‘순천 사랑의 연탄 나르기 운동본부’는 올해 연탄 배달 가구 수를 늘리기로 했다. 연탄 봉사가 많이 줄었다는 연탄공장 사장님의 한숨이 역할을 했다. 지자체나 기업의 후원 없이 자체 회비만으로 운영하다 보니 예산이 부족하지만 십시일반 모아 2가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 김신오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사전 답사를 간 내게 김신오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잘하세요. 항시 고맙다고 고생 많다고 말해주세요. 빈자리가 너무 크네요”라고 말씀하셨다. 여기 할아버지의 빈 자리를 따스하게 채워 준 이웃이 있다.

지난 11월 19일 국가정원스포츠센터에서 자원봉사자 80명이 모인 가운데 <2022년 제14회 순천 사랑의 연탄 나르기>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14번째 이어지고 있는 연탄 봉사는 순천함께그린아이쿱생협·순천아이쿱생협·순천청년연대가 주관하고 있다. 연탄 받을 대상자는 초기에는 행정기관, 주변 추천을 통해 선정해 왔는데 최근에는 가구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연탄 판매처의 추천을 받아 사전방문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를 선정하고 있다. 

‘순천 사랑의 연탄 나르기 운동본부’는 올해 연탄 배달 가구 수를 늘리기로 했다. 지자체나 기업의 후원 없이 자체 회비만으로 운영하다 보니 예산이 부족하지만 십시일반 모아 2가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올해는 총 8가구에 2,400장의 연탄을 배달하였다. 정부는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 약 600장을 살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는 데 1년에 필요한 연탄은 900장 이상으로 부족분 300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는 친환경 생필품이 담긴 선물 꾸러미를 준비하여 같이 전달해 드렸다.

행사 사회를 맡은 이경민 순천아이쿱생협 이사장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어준 자원봉사자에게 감사드린다. 고물가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는데 소득의 대부분을 생존 비용으로 사용하는 저소득층에게는 더욱 큰 고통이다.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 라는 의견을 밝혔다. 

8살 아이와 함께 참가한 박신원 씨는 “아이가 연탄을 처음 봐 신기해하면서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모습이 대견했다며 내년에도 아이와 함께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주최 측은 1회성의 연탄 나르기로 끝내지 않고 이후에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방문을 진행해가겠다고 밝혔다.

‘각자도생’이란 말이 삶의 원칙처럼 판치는 세상에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누군가의 군불이 꺼질까 손에 손에 연탄을 이어준 이들. 우리는 이들을 이웃사촌이라 한다.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구하는 건 옆의 이웃이다. 경제 한파가 더해진 올겨울 주변을 둘러보는 눈길과 손길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지난 11월 19일 국가정원스포츠센터에서 자원봉사자 80명이 모인 가운데  행사가 열렸다. 순천함께그린아이쿱생협, 민주평통 순천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들이 단체참가하였다.
지난 11월 19일 국가정원스포츠센터에서 자원봉사자 80명이 모인 가운데 행사가 열렸다. 순천함께그린아이쿱생협, 민주평통 순천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들이 단체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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