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배우자 또는 연인에게 한 달 동안 ‘서로 추앙하라(서로 높이 받들어 우러러보다)’라는 미션을 받는다면 과연 이 미션을 성공할 수 있을까? 일주일은 가능할까? 하루는 어떤가? 얼마 전 모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매일 배우자를 허그(안아주기)해 주라는 미션을 받았다.

평소 부부일치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었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은 미션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허그를 남편보다 내가 더 어려워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우리는 일주일 후 다시 모여 미션 수행의 느낌을 나누었다. 대부분 처음에는 숙제를 해야 한다며 장난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적으로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체온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울림이 전달되더라고 했다. 주말가족인 분은 매일 만날 수가 없어 “사랑한다. 고맙다”와 같은 문자로 대신하였는데 자연스레 서로를 격려하고 추앙해가는 시간이 늘었다. 부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는 후일담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갱년기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50대 여성은 배우자와 다시는 가까워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하였다.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적 요소(55%), 청각적 요소(38%), 말의 내용(7%)이라고 한다. 말보다 신체로 나누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메라비언 법칙이라고 하는데, 대화에서 비언어적 대화(몸짓, 표정, 시선, 말투, 말의 톤과 고저 등)는 언어적인 표현보다 상대에게 짙은 인상을 남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는 “피부도 두뇌처럼 자극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이 우울해진다”라고 하였다. 부부의 스킨십 대화는 배우자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배우자와 대화할 때 단지 말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서 해방되어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비언어적 대화로 서로를 추앙해 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추앙하라’는 미션에 참여해 보는 건 어떤지?

조영옥 편집위원. 마음산책심리상담연구소장
조영옥 편집위원. 마음산책심리상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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