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인근 백이산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주)태인코퍼레이션)가 8월말 보성군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의 내용이 드러남에 따라 벌교 인근 지역에 환경 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사업체는 현재 농림지역으로 되어 있는 백이산 중턱 65,900㎡ 부지에 지정폐기물 664,000㎥와 사업장일반폐기물 664,000㎥를 12년 동안 매립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계획대로 매립이 완료되면 매립된 폐기물에서 나오는 폐수는 폐기물 침출수 7.8㎥, 폐기물 운반 차량 세륜폐수 4.5㎥, 탈취시설 폐수 4.0㎥를 합쳐 하루에 17㎥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폐수는 7일 이상 유량조정조에 모았다가 폐수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기타 생활오수 등은 법적 기준 이내에 방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가스 포집정을 10개 설치하고 매립물은 에어돔으로 덮어 눈,비에 대비하고 있다.

이 시설이 지역의 대기에 미치는 영향은 초미세먼지가 연평균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배출 가스는 배출허용 기준을 충족하지만 톨루엔, 자일렌 등 발암물질이거나 인체에 매우 유해한 물질들이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매립장에서 10km 정도 거리로 갯벌이 시작되는 지점인 부용교에서도 일부 검출되는 것으로, 지하수는 경우에 따라 오염원이 429m까지 확산될 수 있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기타 토양 오염 및 소음과 진동, 악취 등의 문제를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부지에는 산사태 발생 위험도 1급지가 1/4 정도 포함되어 있어 매립 시설은 물론 폐수 저장 시설이 파손될 우려가 매우 크다. 또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자연 재해로 시설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실제로 2009년에는 전남 광양에서 산업폐기물매립장 제방이 붕괴돼 침출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사고가 났었고, 2012년 12월에는 충북 제천시 왕암동 산업폐기물매립장에 설치된 에어돔이 폭설로 붕괴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홍수기에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할 수도 있고, 지정폐기물과 일반 폐기물을 절반씩 매립하겠다는 계획을 제대로 지킬지도 의심스럽다.

업체가 계획하고 있는 오염 방지 대책이 철저히 지켜지는 경우에도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약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주변 농경지는 물론 벌교 꼬막으로 유명한 여자만을 넘어 인근 순천만까지 환경 재난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현재 부지에서 50m 이상 하부로 굴착한 후 폐기물을 매립함으로써 지하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조차 어렵다. 해당 부지에서 채석장을 운영하던 과거에 백이산 북쪽 사면의 외서면 장산 마을은 잦은 발파로 인해 마을 상수도로 쓰던 지하수가 고갈된 바 있다.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경우 백이산 자락에서 사는 주민들의 식수는 물론 주암호의 수질 오염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해당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은 12월 초까지 보성군에서 공람 및 주민 의견 제출 기간을 거친 뒤 사업자가 이를 보완하여 지방환경청에 협의를 요청하는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벌교 읍내 거리에서 시가 행진중인 시민들 (제공: 김성태) 
벌교 읍내 거리에서 시민 100여명이 산업 폐기물 매립장 설립 반대 플랜카드를 들고 시가 행진중이다 (제공: 김성태)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전남 보성군 벌교 추동저수지 아래 마을 (제공: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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