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동 이순신 마리나에서 열린 故홍정운군의 1주기 추모식 
웅천동 이순신 마리나에서 열린 故홍정운군의 1주기 추모식 

지난 6일 현장실습 중 숨진 故 홍정운 군 1주기를 맞아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다시 일고 있다. 

여수 특성화고 3학년이던 홍 군은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려 잠수작업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교육부가 고용노동부 등과 공동조사한 결과 학교와 실습업체가 현장실습 관련 규정을 다수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군이 법령상 잠수작업을 할 수 없는 18세 미만인데다 관련 자격이나 경험이 없는데도 잠수작업을 시킨 것이 그중 하나이다.

끊이지 않는 현장실습생 사망 사고 방지를 위한 해법은 제각각이다. 이번 기회에 아예 현장실습을 폐지하자는 측과 폐지가 근본적 대책은 아니라는 측의 주장이 팽팽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교조가 근로 위주인 현행 고교 현장실습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데 반해, 한국교총은 현장실습 제도 존속을 주장하고 있어 교사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할 정도다.

추모식에 참석한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부가 현장실습생 사고가 잇따르자 개선방안을 내놓았으나, 업체 선정 기준은 낮추고 현장실습 안전은 높이겠다는 허언에 가까운 수사로 가득하다""학생들을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지켜보기만 하는 정부와 교육당국의 행태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실습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덧붙여 "대부분의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상관없는 업체로 실습을 나가고 있다. 정의와 목적에 맞지 않는 현장실습은 재고돼야 한다""홍정운 군의 사고는 전국의 수많은 현장실습 사고와 마찬가지로 전공과 무관한 노동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현장실습이 교육이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특성화고 학생과 청년 단체 등 일부에서는 현장실습 폐지가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에 본질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추모행사에 참여한 특성화고 학생 박 모 양은 "저희는 현장실습 폐지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3 실습생이 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일이 몇 달 뒤 졸업생 신분으로 한다고 괜찮은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실습 제도 폐지와 중단은 그저 위험을 뒤로 미루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추모식에 참석한 한국교총 관계자는 "폐지는 특성화고 존립 기반, 존재 이유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며 "잇따른 학생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길은 안전하고 실효적인 현장실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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