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상임위원회가 순천광장신문의 정상적인 취재를 황당하게 막았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기자들이 각 상임위 회의를 취재하러 갔다. 시의회 사무국은 사전에 방청을 신청하고 각 상임위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10여 분 후 정회 시간에 사무국 팀장의 안내를 받아 행정자치위원회에 들어갔다. 이영란 행자위원장은 사전 신청이 없이 불쑥 들어오면 어쩌냐며 놀란 표정이다. 지금까지는 과장들이 보고하였지만 오늘 처음으로 국장이 보고하여, 회의 진행이 매끄럽지 않으니 생방송 화면으로 방청하란다.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데로 사무국에 장기방청권 신청하였다. 그런데 상임위 회의는 장기방청은 안 되고 매일 새로 신청해야 한단다. 아... 그런가... 잠시 후 사무국에서 전화가 왔다. 홈페이지에 나온대로 기자들은 장기방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전문위원실에서 알리길, '행자위, 문경위, 도건위 모두 방청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방송으로 송출됨, 앉을 자리도 없음, 복잡함'이었다.

방송으로 송출되는 회의를 직접 방청할 수 없다는 건 왜일까? 방송 화면과 다른 무엇이 있다는 말일까? 화면에 보이지 않는 시의원이나 공무원이 보일 수 없는 뭔가를 한다는 말일까? 베테랑 시의원인 상임위 위원장들이 방송에 보이는 것과 달리 뭔가 다른 걸 한다는 걸까? 아니면 혹시...

앉을 자리가 없다면 접이식 의자 하나 놓으면 된다. 그 자리도 없다면 방석 하나 깔고 앉으면 된다.

복잡하다니? 이건 정말 모르겠다. 뭐가 복잡하다는 걸까? 이리저리 움직일 때 걸리적거린다는 걸까? 움직이기 힘들만큼 좁은 회의장에 1명이 늘어나서 복잡한 걸까? 늘 있던 사람이 아니고 모르는, 아니면 자신의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복잡하다는 걸까?

의문이 꼬리를 문다.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의 활동을 시민에게 보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활동도 아니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드디어 발표하고 주장하는 시의회 회의 자리를 감추려는 거다. 더구나 초선 시의원도 아니고, 다선 베테랑 상임위원장이 공개 회의장을 보여주지 못하겠다는 건 정말 납득할 수 없다. 

이전 순천시의회에서도 시민의 방청을 막았던 전례가 있다. 새롭게 9기 시의회가 시작되었다. 요즘같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절에도, 천연덕스럽게 전혀 바뀌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본 말이 생각난다. "현명한 자는 다리를 놓고, 어리석은 자는 벽을 쌓는다"

 (제공=순천시의회)
제262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제공=순천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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