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순천시의회에 입성한 뒤 지난 6․4 지방선거 때 향동, 중앙동, 매곡동, 삼산동 선거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복남 시의원(사진)을 만났다. 최근 행정사무감사 방청을 막은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이기도 해 그 내막을 듣고 싶었다.
 

▶ 7대 순천시의회 출범 이후 첫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단체로 구성된 모니터단의 방청을 막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방청 허용 여부에 의견을 물었는데, 8명 중 7명이 반대했다. 나만 유일하게 방청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법을 보더라도 행정사무감사는 공개해야 한다. 방청도 누구나 할 수 있다. 방청 여부 의원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논할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방청을 반대한 이유는 의원의 행정사무감사 활동 평가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감사장(행정자치위원회 회의실)이 비좁고,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근거로 방청을 불허했다. 하지만 장소가 좁은 것이 이유라면 불편함에 대한 양해를 구하면 될 일이었다.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모니터단과 의회와의 소통도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 평가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방청을 반대했다는 말인가?

행정사무감사는 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그런데 7대 의회 출범 후 첫 행정사무감사인데 방청 불허 논란으로 질문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끝났다. 행정사무감사는 1년 내내 준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감사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 달 전에만 준비해도 많이 하는 편이다. 짧은 기간에 준비하다보면 부실한 감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은 보좌진의 도움을 받지만 지방의원은 혼자 준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방의원도 보좌진이 필요하다. 지방의회는 행정을 감시 견제하면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의회가 제대로 역할만 한다면 의회 권력은 커지면 커질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 통합진보당 순천시의원 이복남

▶소선거구제는 해당 선거구에서 한 명을 선출하니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는데 반해, 중선거구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소수 정당은 중선거구제일 때 당선 가능성이 높다. 가끔은 선거구를 지금처럼 몇 개 지역으로 나눌 게 아니라 한 지역에서 24명의 의원을 당선 순위대로 선출한다면 전문직이나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여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시의회 내에도 문화가 있을 것 같다. 여성으로서 힘들거나 답답한 부분은 없나?

우리 사회의 병폐 중 하나가 공식회의 때 결정하지 못한 일들이 비공식회의(술자리?)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회에서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력을 얼마나 갖추고 일을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 순천시 인구가 27만 명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왕조동과 해룡은 많이 늘고, 원도심은 공동화가 심하다. 신도심 중에서도 덕연동은 인구가 줄고 있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지역을 디자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연향동과 왕조1동까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재생은 도시 전체를 바라봐야 하고 이에 대비하는 중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 지난 20년간 도시재생 사업을 곳곳에서 해왔다. 그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는데?

세계적으로 인구 20~30만 정도의 좋은 도시 모델이 있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순천은 좋은 자산이 많다. 예를 들어 순천만을 돈이 되게 하는 도시계획, 순천만을 중심에 놓고 도로, 건물 등 도심 곳곳에서 생태적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방안을 구상해 볼 수 있다.

우선은 순천에 사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 정을 나누는 공동체를 잘 이루면 순천에 오지 말라고 해도 찾아온다. 사람을 중심으로 도시 재생의 전체 상을 그리고,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 순천의 도시재생사업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순천시에 도시재생을 총괄할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현재의 도시재생사업은 국가예산으로 사업기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시설물 설치나 쉽게 성과가 보이는 사업 위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주민 갈등도 생길 수 있는데, 이 때 접점을 찾아줄 수 있는 게 의회의 역할이다. 주민의 의견이 다 옳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주민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가능하면 여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중심이 되어야 한다. 
 

▶ 7대 의회 임기 중에 관심을 갖는 분야는 무엇인가?

향동과 중앙동, 매곡동, 삼산동은 노인 인구가 많다. 특히 공마당과 매산등, 가곡동 등 고지대는 아직까지 대중교통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장날마다 무거운 짐을 끌고 가파른 길을 힘겹게 다닌다. 이 분들을 위해 마을버스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고지대 주택가와 전통시장을 연결하는 공공형 마을버스를 구상하고 있다. 버스협동조합 형태나 참여의사가 있는 운영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다. 또 순천은 도․농 통합지역으로 농업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지역에서 나는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가 밥상을 가득 채우는 로컬푸드 운동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려고 한다.
 

▶ 요즘 제일 고민이 있다면?

시집가고 싶다.(웃음) 친구 같은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
 

▶ 의정활동 하면서 의원으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으라면?

‘순천만 습지보전조례’가 만들어진 것을 가장 잘 한 일로 꼽고 싶다. 순천만 입장료 일부를 주변 주민지원과 보전사업에 쓰자는 내용이다. 물론 혼자 한 일은 아니고 시민사회단체와 시민의 힘이 함께 보태진 것이다. 이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매년 순천만 생태조사와 주민지원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복남 의원은 요즘 시의회 활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이번 행정사무감사 방청 논란을 겪으면서 더 깊어졌다.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의회와 의원은 뭘 해야 하나? 무엇을 중심에 둘 것인가?” 등의 고민이다.
의회와 의원이 시민들이 제기한 문제를 연구하고, 토론하며, 대안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회의하고,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복남 의원의 활약이 기대된다.

 취재: 정치인터뷰 팀 / 정리: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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