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감독관 "일과 시간 아니어서 나가기 어렵다"

현대제철 단조공장 노동자들은 '언제 사망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작업 환경에서 일하지만, 18일 현재 지금까지 한 번도 근로감독관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음이 확인되어 파장이 일고있다. 현대제철 순천 단조공장 하청회사 경신스틸 노동자들은 심야 전기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근무한다. 극한 위험성과 소음분진 등 작업 환경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근로감독관은 '일과 시간이 아니어서 나가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1.000도가 넘는 쇳물이 끓고 있는 작업 현장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단 한 번도 방문 감독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000도가 넘는 쇳물이 끓고 있는 작업 현장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단 한 번도 방문 감독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단조공장 비정규직지회 장영석 지회장은 고용노동부 여수노동지청 근로감독관에게 수십 번 작업 현장에 나와 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근무 시간인 '야간에 나오지 않고 주간에 현장 점검을 했다'고 호소했다. 장 지회장은 "왜 생산할 때 안 오냐고요. 근로 감독을 한다는데 공장을 가동할 때 와야지 주간에 오면 뭐 합니까?”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경신스틸 노동자들은 야간 근무 8시간 중 휴식 시간도 없고, 할당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아침까지 쉼 없이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장 지회장은 정제된 쇳물에다가 지시 받은 성분을 집어넣거든요. 사람 손으로 그 펄펄 끓는 쇳물에 우리가 탄소를 넣고 하는데요, 이런 과정들이 굉장히 위험하고, 원시적입니다.”라며 아찔한 경험을 소개했다.

1,000도가 넘는 쇳물에 여러 성분이 담김 약품 봉지를 6mm 줄로 연결해서 노동자가 직접 넣어야 한다. 장 지회장은 "6mm 짜리가 그날 없으니 3mm 짜리를 준 겁니다. 작업자가 그걸 내리다가 줄이 떨어져 버린 거예요. 그 밑에 1.000도가 넘는 쇳물이 끓고 있는데 작업자가 중심을 잃고 떨어졌어요. 떨어지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런데 다행히 떨어지면서 몸을 비틀어서 쇳물 용기 밖으로 떨어진 거예요. 쇄골 뼈가 다 부러졌습니다라며 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공장에 사망사고가 안 나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정말 여기 대표가 복이 많은 사람이예요라며 노동 환경이 하루 빨리 개선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616일 고용노동부 여수고용노동지청에 야간 근무 중 현장 방문 조사 의향을 묻자, 산재예방지도과 담당 감독관은 "지금 갈 수 있다, 없다를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고요, 저희가 밤에 야간 감독을 나간 적이 없어가지고요. 지난번에 저희가 경신스틸 감독하면서 안전 조치 안 된 것들 다 확인했고, 지금 그것과 관련해서 참고인 조사 끝났고 과태료 부과하고, 지금 사법 조치까지 진행 예정이거든요. 근데 다시 또 밤에 가가 지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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