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보라더니 서비스 엉망”

순천시의회의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가장 큰 쟁점은 모니터단의 방청 허가 여부였다. 시의원들은 모니터단의 방청 요구에 “공간도 비좁은 감사장에서 방청할 것이 아니라 생중계 되고 있으니 인터넷으로 편안하게 모니터링하라”며 방청 불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순천시의회 상임위원회의장 인터넷 생중계는 발언자만 볼 수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의원들의 감사 태도나 출석률,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번 행정사무감사 때 나타난 문제인데,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 자체가 엉망이었다.

인터넷 생중계 때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소리만 들리고 화면이 나타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 같은 오작동이 발생해도 응급조치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모니터단에서는 “직접 방청 대신 인터넷 생중계를 보라더니, 서비스가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시의원들 감사 준비는 했는지...

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의원의 자치법규 입법권과 예산심의권과 함께 지방의원의 3대 주요 권한이다. 역대 순천시의회에서는 행정사무감사를 대비해 합숙모임을 갖거나 스터디모임을 갖고, 의원 별로 피감기관(순천시 소속기관) 공무원의 눈을 피해 감사 지적을 위한 현장 확인을 하는 등 행정사무감사 개시 한 달 여 전부터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해 왔다.

또 자신이 준비한 주요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사전에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행정사무감사장 현장 취재를 요청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의 보도자료 배부가 크게 늘어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특히 초선의원들의 경우 피감기관 저격수를 자임하며 행정사무감사 준비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제7대 순천시의회 출범 이후 이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초선의원이 11명에 달하지만 이번 행정사무감사기간에 뚜렷한 행적을 보인 의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시의원들이 시민단체의 방청을 막기에 급급했고, 상임위원장의 횡포에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행정자치위원회의 경우 이복남 의원만 외로이 방청 허가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때문에 이번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지역 언론의 보도내용도 시의회의 방청 불허 결정에 따른 행정사무감사 파행과 동료의원 간 폭행사건이 대부분이었다.
 

 감사장인지, 민원 청구 자리인지...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 또 있다.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순천시 소속 기관이 추진했던 업무에 대해 시민을 대신해 의원이 감사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행정사무감사의 목적이 뭔지도 망각한 듯 한 개 위원회 전체가 감사 질문 하나 없이 지나친 부서가 수두룩했다.

11월 28일 오후 행정자치위원회 감사에서는 감사 질의가 나오지 않자 급히 정회를 하는 중에 “질문 하나라도 해야 하는데...”라며 민망해 하는 의원도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순천시에서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자료 오타 찾는데 급급하고, 일부 의원들은 피감기관 공무원(순천시 소속 과장)에게 자신의 지역구 민원 해결을 요청하는 자리로 대신했다. 

 

 " 군림하는 시의회 간과 못해" 삭발

▲ “시의원과 전문위원 등 시의회가 방청불허도 모자라 ‘너희가 뭐라고 우릴 감시평가 하느냐?’며 시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간과할 수 없었다”고 삭발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시민방청을 끝내 불허하면서 파행으로 치닫자 지난달 28일 강 아무개(49세)씨가 이에 항의하며 시의회 앞마당에서 삭발을 거행했다.

강 씨는 “시의원과 전문위원 등 시의회가 방청불허도 모자라 ‘너희가 뭐라고 우릴 감시평가 하느냐?’며 시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간과할 수 없었다”고 삭발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강 씨는 시민단체가 구성한 ‘2014 행정사무감사 시민 모니터단’의 일원으로 지난 3개월 동안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고 모니터단의 활동 수칙과 기준에 따라 활동에 착수했다.

그러나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끝내 방청을 불허한 데다 그 과정에서 시의원과 전문위원 등이 군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모니터단의 활동과 별개로 독자적으로 삭발시위에 나섰다.

강 씨는 시의원들을 향해 “지난 6.4지방선거 때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상기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하고 “시민들의 방청을 당장 허용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삭발항의를 비롯한 시민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부딪혀 결국 방청을 허용했다. 
 

 순천시의회 김병권 의장‘동료의원 폭행’사과

순천시의회 김병권 의장이 동료의원 폭행에 대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25일 행정사무감사 시민방청 허용여부를 두고 방청을 불허한 행정자치위원장 신민호 의원과 자신의 집무실에서 옥신각신 하던 중, 감정이 격해져 탁자를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신 의원을 밀치고 주먹으로 얼굴을 3∼4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사건 발생 4일 만에 사과에 나선 김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해 원활치 못한 관계를 원만하게 조정해 보려는 논의 도중에 본의 아니게 동료의원과의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됐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시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 순천시의회 김병권 의장이 동료의원 폭행에 대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 하고 있다.

또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해서 일부 위원회가 파행으로 치달은 점에 대해서도 시민과 피감 대상 공직자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깊은 성찰과 함께 순천시의회가 시민의 뜻이 머무는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김 의장은 사과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피해 곧바로 현장을 떠나 진정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행정자치위원회는 김 의장의 사과가 있은 후 약 1시간 후에 시민모니터단의 방청허용을 결정하고 4일 간의 파행을 거두고 행정사무감사에 착수했다. 
 



 농업기술센터 행정사무감사
정철균 “읍면 특산물 보조금, 지역 불균형” 지적
박광득 “수변보호구역 송광에 축사 보조금 지원”



순천시의회의 농업기술센터에 관한 행정사무감사가 지난달 27, 28일 양일에 걸쳐 실시되었다. 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관할의 농업기술센터 행정감사에서는 한-중 FTA에 대한 대응책부터 귀촌‧귀농인에 대한 지원책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농업관련 이슈가 제기되었다.

▶ 박계수 의원: 순천 시민들 순천 쌀 안 먹는다. 문제는 홍보가 아니라 질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쌀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품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

농업정책과장: 내년부터 품종 바꿀 계획이나 품종을 바꾸면 수확량이 떨어져 농민들 설득에 어려움이 따른다.    

박계수 의원: 친환경농가 어렵게 인증 받고도 소득은 관행농가에 못 미치고 있다.

답변: 소출이 적은데 가격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차액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관행농가에 비해 소득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영갑 의원: 한-미 FTA가 쌀과 한우가 중심인 한국농업의 근간을 뒤흔들었다면,  한-중 FTA는 나머지 농업부분을 파고들어 한국농업 전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   도농도시 순천시의 대책은?

농촌지원과장: 한국과 중국은 식재료의 세세한 부분까지 흡사해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 유영갑 의원: 로컬푸드 직매장을 순천만정원 동문에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재고의 필요성이 크다. 레스토랑과 함께라면 최적의 장소다.


농촌지원과장: 순천만 정원을 방문하는 순천시민의 비율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동문으로 정했다. 2호점부터는 주택가에서 직매장과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농가를 순회하며 교육 및 조직화 작업 중이다. 연말까지 400 농가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철균 의원: 1읍면 1특산물 보조금이 지역 간 불균등하게 지급되고 있다. 낙안면 오이에는 6억 원이 지원된 반면 별량면 고들빼기에는 고작 6000만 원이 지급됐다.

친환경농축산과장: 생산 규모와 면적, 사업의 성격에 따른 것으로 금액으로만 판단할 문제 아니다.

박광득 의원: 송광면염소축사에 농촌진흥기금 2억 원이 지원됐다. 송광면은 수변보호구역으로 축사 허가가 나올 수 없는 지역이다. 무늬만 농가인 곳으로 기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농업정책과장: 그럴 리 없는데...확인해 보겠다.  

주윤식 의원: 농업회사법인 ‘갈대나라’에 경영컨설팅비 등 매년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농업정책과장: 전남도에서 공모를 통해 선정한 것이다.

유혜숙 의원: 효소 등 농업 중심의 ‘미생물센터’의 연구 범위를 순천만 갯벌에 내재된 미생물로까지 확장 시도할 필요가 있다.

미래농업과장: 하천 등 환경과 관련해 연구 진행하고 있다. 

김재임 의원: 농번기 공동급식과 독거노인을 위한 9988쉼터에서 고령의 여성 농민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다. 별도의 식사도우미가 있어야한다. 

농업정책과장: 공동급식의 경우 인건비와 식재료비를 포함해 마을당 110만원을 보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별도의 식사도우미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김재임 의원: 농촌마을은 이장보다 부녀회장이 마을봉사활동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으나 수당은 물론이고 교육이나 지원이 이장에게만 쏠리고 있다.       

농업정책과장: 공감한다.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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