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금) 저녁 8시 30분, 순천 조곡동 철도마을카페 ‘기적소리’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첫 순서는 색소폰 연주자 이강민 씨가 맡았다. 이강민 씨는 한영애의 ‘누구 없소’, 신유의 ‘시계바늘’을 색소폰으로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그 후 객석의 앵콜 요청에 미리 준비해 온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불러 흥을 돋웠다. 

 두 번째로 대중가수 조정희의 공연이 이어졌다. 스스로를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홍보 가수라 소개한 그녀는 안정된 호흡으로 ‘실버들’ ‘가지 말아요’ ‘웃고 살자’ 등 구성진 트로트를 열창하여 시선을 끌었다. 

▲ ‘순천의 김광석’서영칠씨의 공연에 계선씨가 카혼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이어 본 무대의 주인공 서영칠 씨가 등장했다. 서영칠 씨는 호남철도협동조합 최영재 조합원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기적소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했다. 사회자는 깊은 울림을 주는 목소리와 빼어난 기타 연주 실력으로 ‘순천의 김광석’이라 불린다며 그를 소개했다. 그는 개인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여러 곡을 준비해와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떠난 친구를 그리워하며 만들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지는 김민기의 ‘친구’부터,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 김광석의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하남석의 ‘밤에 떠난 여인’ 등을 통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중간 중간 멘트와 함께 ‘사연 있는’ 노래들도 이어졌다. 10년을 외국에서 산 친구에게 영어 발음을 정확하게 지도받아 부른다며 롤링 스톤즈의 ‘as tears go by’를 조심스레 불렀다. 가수 신해철과, 아직도 진도 팽목항 깊은 바닷속에 있는 9명의 영혼들에게 바친다며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부르기도 했다. 마지막 앵콜곡으로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멋들어지게 부른 후 공연을 마쳤다. 서영칠의 공연 중 일부는 ‘계선’의 카혼 연주가 더해져 더욱 풍성하게 이루어졌다. 

 이번 공연은 특히 10월의 마지막 밤을 낭만적으로 보내고 싶은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병맥주를 기울이며 공연을 관람하던 중년의 한 관람객은 “비도 오고, 분위기가 좋다. 오늘 김광석이 사무치게 생각난다. 김광석은 관객과 소통하려 소극장 공연을 자주 열곤 했는데, 이런 분위기를 그도 매우 좋아했을 것”이라며 기적소리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카페 ‘기적소리’는 호남철도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공정무역 카페이다. 지역 문화 소통공간이 되겠다는 포부로 매월 1회씩(주로 3, 4째 주 금요일)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이번 공연은 4회째 작은 음악회였다.

시민기자: 박미라 / 정리: 박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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