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향도서관서‘길 위의 인문학’ 강좌 열어

지난 10월 25일(토) 도법스님이 순천연향도서관을 찾았다.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에서 운영하는 ‘길 위의 인문학’ 강의를 위해서였다.

도법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은 이날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사는 게 행복합니까?”
“통일은 해야 하나요?”
“세월호 사고는 왜 일어났나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등의 질문을 참석자들에게 던졌다.

▲ 지난 10월 25일 순천연향도서관에서 열린 도법스님의 강연 장면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도법스님은 “우리는 자신에게도, 세상에도 진실한 물음 없이 비판만 하면서 살아왔다”고 말을 이어갔다.

“세상은 편리해졌는데 다들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래는 더 힘들어질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서로 죽고 죽이고, 지배하고 지배당하고, 뺏고 빼앗김을 당하면서 더 많이 갖고 더 편리해지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더 불만이 많아졌고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도법 스님은 “처방 내린 사람만 있고 해결하려는 사람은 없다. 반생명적, 비인간화, 왜 이렇게 되었지? 어떻게 해야하지? 어디서 길을 잃은 것일까? 물음이 없으니 답을 찾을 생각도, 의지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방마저도 자기모순을 가진 채 내리니, 처방도 맞을 리가 없다”며 “물건을 잃어버린 곳에서 찾아야 하듯이, 길도 길을 잃어버린 곳에서 시작해야 옳은 답을 찾는다”고 말했다. 

20세기와 21세기 차이는 무엇일까? 20세기까지 부족하고 불편해서 힘들었다면, 21세기는 넘치고 편리해서 힘든 것이라는 게 도법스님의 말이다. 그래서 20세기는 채우고 편리하게 가는 길을 찾으면 만족스러웠다면, 21세기는 반대로 넘치고 편리해져서 잃어버린 게 많다. 그래서 줄이고 나누고 돌아가는 게 답이라는 설명이다.

도법스님은
“나는 누구인가?”, “생명이 존엄하게 사는 게 어떤 것인가?”하는 물음에
“결론은 모든 생명체는 함께 살도록 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도법스님의 이날 강의 수강생들은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에서 진행한 ‘길위의 인문학’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가르쳐 준 생명과 공동체의 가치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는 지난 6월 4일 순천에서 ‘역사와 문화로 우리를 만나다’는 주제로 ‘길위의 인문학’을 시작한 이래 2차는 동학 120돌을 맞아 동학혁명 유적지 탐방행사를 가졌다. 3차 강좌는 통영 윤이상 음악세계, 통영이 낳은 문학인(유치환, 박경리 등)들의 문학세계를 경험하고, 4차는 지리산의 역사문화유적지를 둘러보았다. 지난 10월 25일 도법스님의 강좌가 올해 마지막 ‘길위의 인문학’ 강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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