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관석
(주)에코프렌드 대표
우생학에 뿌리를 둔 유전자변형농산물(GM농산물 또는 GMO)의 위해성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2004년 3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인도의 면화생산지에서 목화 줄기를 먹은 양 1만여 마리가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양들이 먹은 목화는 미국 몬산토(종자 및 농약 회사)에서 목화 스스로 해충을 죽이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었다. 해충을 죽이겠다고 개발한 목화는 결국 다른 곤충과 초식동물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다. 뿐만 아니라 몬산토에서 제공한 농약과 종자 가격이 불어나면서 농가의 경제적‧사회적‧생태적 지속가능성마저 단절되었다. 

2012년 9월 19일 프랑스 킹대학 연구진이 쥐를 대상으로 GM농산물을 연구한 결과, 미국 몬산토의 농약 ‘라운드업’에 내성을 갖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옥수수 NK603 사료를 먹은 쥐는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유선 종양과 간‧신장 손상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인간의 지적수준은 완벽하지 않다. 유전자변형기술은 자연의 진화로 탄탄하게 연동된 생명체의 속성을 거부하는 반역이자 욕망에 눈먼 농업자본의 패권주의가 빚은 결과물이다.

미국 자본주의는 패권적 속성의 오류에 빠져있다. 잊을 만하면 또다시 발생하는 총기난사 사건은 이런 자본주의의 단면을 반영하고도 남음이 있다. 총기 생산업자의 이윤과 총기 소유에 대한 자유만이 그들의 진정한 가치다. 무고하게 죽어간 생명에 대한 반성이 있기나 하는 걸까?

세월호참사 처리과정이 미국의 총기난사사건 처리와 닮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적자생존설이나 약육강식으로만 알았던 자연의 먹이사슬도 그 이면에는 강자의 사냥은 약한 개체를 제거해 종을 강하게 하는데 일조한다는 상호보완적 관계가 숨어있다. 

한 생명의 삶과 죽음은 그물망 같은 먹이사슬을 통해 유전자를 합성하고 승화한다(사자에게 먹힌 사슴을 보고 사슴이 사자차원으로 승화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수많은 진화론의 정수는 서로의 유전자를 섞으면서 더불어 진화한다는 사실이며 적자로 살아남아 종족보전의 위업을 이루어간다는 것이다.

GM농산물은 인간 내면의 교만과 욕망의 극치를 상징하고 있다. 인간은 생명을 완벽하게 조작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 왜냐하면 인간 그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GM농산물은 자연의 진화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폐기해야할 산물이다. 분수를 모르는 지나친 욕망은 파멸을 부를 뿐이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급한 것은 콩, 옥수수, 감자 등 GM농산물과 이것을 원료로 생산된 식용유, 간장, 과자 등의 식품정보를 명확히 공개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김제남 의원(정의당) 등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GM농산물 관련법에 관한 정교한 검토와 법제화가 시급하다.

미국은 GM농산물에 관해 생산자가 실험데이터를 서류상으로 입증만하면 개발을 허가해 준다. 한마디로 객관성과 안전성이 결여된 허가시스템이다.

그런 GM농산물에 대한 우리의 수입관리 체계는 정보비공개, GMO표시무력화, 사후관리부재 등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부실 그 자체이다. 사료용 GM농산물은 농식품부 관할이고 식품용은 식약청 소관이다. 수입된 GM농산물이 얼마나 수입되었는지도 알 수 없고 어느 회사가 수입했는지도 알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을 빌미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의 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비민주적 처사다.

현재 GM농산물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밥상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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