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은 갈대밭이 있는 순천과 잘 어울리는 악기”

가을비가 내리는 순천만정원에 대금소리가 관광객들의 마음을 붙잡는다. 관광객들은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대금 공연에 빠져들었다. 대금을 사랑하고, 그로 인해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대금동아리 ‘천년대숲(회장 조준익)’ 회원들이 마련한 재능기부 공연이었다.

 
‘천년대숲’은 순천시 평생학습센터 대금반을 수강한 회원들이 대금을 더 배우고, 우리 삶에 대금이 울려 퍼지게 해보자며 뜻을 모아 동아리로 만들었다. 30대 젊은이부터 60대 할아버지까지 직장인과 주부 등 2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지난 2012년 구성된 뒤 3년째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목요일에 모여 대금을 배우고 재능기부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대금은 특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악기이고, 청소년들에게 한민족의 맥과 혼이 깃든 대금소리를 들려주어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어 재능기부 공연을 자주 갖는다.

대금 유래도 특별하다. “만파식적은 고전에 전하는 신라의 신적으로 왕이 대나무로 만든 피리를 부니 백성의 질병이 쾌유되고, 적병이 물러가며, 가뭄에 비가 내리고, 장마는 멈추며, 바람이 자고, 물결이 평안해져, 나라의 모든 근심과 걱정이 해결되었다”고 소개한다.

‘천년대숲’의 윤서영 총무는 “천년대숲의 회원은 대나무이고, 회원은 숲”이라며, “대숲의 환경은 대금을 배우면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마음을 배우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관계”라고 말한다. 또 대금은 일반 관악기에 없는 청공이라는 곳이 있는데, 음력 오월 오일(단오) 무렵에 갈대 속청을 채취하여 말려두었다가 그것을 청공에 붙여서 사용하는데 심금을 울리는 소리의 묘한 떨림은 그곳에서 만들어진다. 갈대 속청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 만큼 대금은 갈대밭이 있는 순천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대금 동아리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게 ‘천년대숲’ 회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천년대숲’이 매년 12월에 한해 활동을 갈무리하며 이웃을 초청해 대금 연주를 들려주는 회원 발표회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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