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별랑 무지개 공동체의 날


“다음 문제입니다. 우리학교 보건선생님께서는 민요 ‘사랑가’를 부를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O,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X로 이동해 주세요!”

9월 16일 오후 6시 별량초등학교에서 열린 학교설명회와 무지개공동체의 날 행사 중 OX퀴즈 문제다. 함께 한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 100여명은 당연히 O영역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이어진 구성진 소리는 보건선생님의 사랑가. 안 부를 수가 없었다. 뜨거운 박수와 함께 시작된 사랑가.

“사, 사랑을 할려면 요, 요렇게 한 단다. 요 내 사랑 변치 말자~ 굳게 굳게 다진 사랑”
 

“사, 사랑을 할려면 요, 요렇게 한 단다. 요 내 사랑 변치 말자~ 굳게 굳게 다진 사랑”

이전의 별량 무지개공동체 행사는 교사와 학부모가 하나되는 자리로 어색했던 분위기를 깨보고자 교사와 학부모가 배구시합을 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그런 자리로 진행되었지만, 이제 좀더 진화하여 학생이 중심이 되는 행사로 꾸며졌다.

먼저 교장선생님께서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학교 경영 비전을 간결하고 재밌게 설명해 주셨다. 학부모님들은 우리 학교가 만들어갈 미래의 모습을 함께 꿈꾸었고 자기 자신의 자녀만이 아닌 모든 별량 아이들을 위한 학부모가 될 것을 다짐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OX퀴즈. 이전 행사 때는 구경꾼이던 학생들이 이번 행사부터는 중심이 되어 부모님의 손을 이끌고 정답을 찾아 옮겨다녔다. 함께 교가를 부르며 교가의 글자 수를 알아맞췄으며, 4학년 2학기 모든 교과서의 수를 묻는 문제에 4학년 학생의 둘레에 서서 답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학교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문제들로 이루어진 OX퀴즈가 끝나고 학년별 줄넘기가 진행되었다. 어떤 학년은 학생들만, 어떤 학년은 부모님과 학생들이 같이 깡충깡충 뛰었다. 선생님도 함께 줄을 돌리며 별량 하모니가 만드는 희망은 점점 커져갔다. 

 
 

“별량 행·사 조오타!”

우리 별량 초등학교의 단결을 만드는 구호다. ‘행.사’는 행복과 사랑, 행복한 사람을 뜻하는 말의 줄임말이다. 별량의 행복한 사람 좋다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마음을 담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별량 행·사 조오타!”를 외치며 어떤 아이들은 둘이 모여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든다. 개성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자신을 뽐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한 자리는 어머님들이 손수 만들어주신 저녁밥을 같이 나눠먹는 것이었다.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이 한자리에서 돼지고기 한 점에 김치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먹으며 웃음을 웃어보였다. 가족만큼 소중한 또 다른 가족이었다. 6학년 황민영 학생은 “아빠가 처음 나오셨는데 아빠랑 선생님이랑 같이 밥을 먹어서 더 맛있어요.” 라고 즐거워하였다.

 

“이전에는 저희들은 나와서 구경만 하다가 집에 갔는데 이번에는 할 게 많아서 좋았어요.” 4학년 정태은 학생이 집에 돌아가기를 아쉬워하며 말했다.

별량초 무지개학교가 진화하고 있다. 9월 1일자로 부임하신 공모교장 손종식 교장선생님과 함께 학부모와 교직원 그리고 가장 소중한 학생 모두가 행복한 3하모니로 뭉쳐져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면 단위의 90명 정도의 농촌 작은 학교. 누가 주목해주지 않는 시골의 작은 학교지만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날 별량의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별량의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하나가 되고 있다. 오늘도 별량초등학교의 하늘 위로 일곱색깔 무지개가 피어있다.

 

 김민수 (별량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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