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이 달라졌다. 예전 선거 때마다 보던 밋밋한 홍보 현수막이 아니다. 깨끗하고 명확하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다. 현수막의 디자인만이 아니라 구호 또한 그렇다.

진보당의 현수막이 달라진 이유를 알고 싶었다. 광주 전남지역 진보당 현수막을 디자인하는 서유미 씨를 돌아 돌아 찾아냈다. 변화는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2년 넘게 준비한 변화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정권 때 통합진보당이 강제 해산되었다. 이후 수년 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동네에서 농촌에서 노동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신임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탄생한 것이 ‘시리즈 현수막’이다. 시민들의 마음에 다가서려는 간절함이 컸다. 한 가지 현수막이 걸리면 귀를 열어 시민들에게 듣고 주변 반응을 살폈다.

진보당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보다 시민의 가슴에 있는 말을 들으려 노력했다. 이전에는 진보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명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진보당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했다. 주민들이 듣고 싶고, 들으면 속이 시원해지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시민이 공감하는 언어와 감성을 알아채지 못했다.

주민들의 마음을 읽으려 하다 보니 어느새 스스로도 변해 있었다. 진보의 가치를 좀 더 친근하게,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뭘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주민들이 느끼는 현실정치의 답답함을 속 시원한 한방으로 ‘맞아! 맞아!’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를 현수막에 담고 싶었다.

진보당의 광주 전남지역 현수막은 그렇게 탄생했다.

요즘 뉴스 시간만 되면 TV를 꺼버리신다는 분들이 많다. 지역 정치, 대한민국 정치를 보며 답답해하시는 시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드리고 싶었다. 아래 막대기 현수막과 함께 시민들이 가장 공감하는 현수막이다.

 

지방자치 30년, 일당독점의 폐해는 오롯이 시민의 몫이 되었다. 청년들이 갈만한 곳이 없는 노잼도시, 청년이 떠나가는 도시...

시민들을 만나 뵈면 많은 분들이 변화가 없는 지역 정치의 식상함, 실망 등을 토로한다. “이제 바꿔야 한다. 특정 정당의 당내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현재의 지역 정치 현실에서는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한탄의 소리를 듣는다. 시민들이 찾는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지역과 시민의 삶을 바꾸겠다는 포부와 결심을 현수막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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