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7오미크론 대응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새로 바뀌는 학사운영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라 비상 상황 발생 시 지역과 학교 중심의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리고 대응체계 마련을 위해 학교별로 비상조직체계 구축 및 자원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업무연속성계획(BCP) 2월에 수립하였다.

2년 전 코로나19가 발발하고 지금까지 교육부가 보여주었던 모습을 보면 이번 발표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당시 학교 현장에 유행했던 말 중에 하나가 네이버 공문이다.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교육부는 번번이 학사일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발표하였다. 교사들은 불과 며칠 전에 네이버나 다음 등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미크론 변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현시점에는 오히려 학교가 자체적으로 신속하게 결정하라고 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하루 확진자가 수 만명이 나오고, 순천 지역 확진자는 하루에 2,000명씩 나오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제는 학교가 알아서 결정하라니······ 자율성이 필요한 순간에는 학교를 믿지 못하고 기준을 제시하며 통제만 하던 교육부가, 정작 명확한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여 혼란을 막아야 하는 순간에는 학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나 몰라라 하는 것이다.

순천 대부분의 학교에서 등교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교 내 확진자는 끊임없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부모의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와 같은 확산세를 경험해보지 못한 학교에서도 결정이 쉽지 않다. 게다가 확산 방지를 위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원격수업을 경험하면서 학생들의 학습 결손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율적이라고 하지만 학교가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내 신규확진자 수가 3% 이상이 되면 원격수업 전환을 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마저도 교육지원청과 협의 후 가능하다. 실제로 모 학교에서 신규확진자 수가 3%를 훌쩍 넘어 8%에 이르자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교육지원청은 전환 불가를 통보했다. 전면원격수업으로 전환할 경우 교육부까지 보고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그 어떤 교육적 판단도 없고 오로지 상급 기관에 보고될 것을 우려하여 학교가 고심 끝에 결정한 내용도 받아들이지 않는 교육청을 보며, 그들이 말하는 업무연속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형식적인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도 아침부터 확진으로 등교하지 못한 학생은 없는지 파악하여 교육지원청에 보고하고,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원격수업 자료도 추가로 준비하여 수업을 하고 난 후에는, 교육청이 학교방역체계 구축을 위해 면봉 따로, 용액 따로, 검사 도구 따로 마련해 준 수백 개의 자가진단키트를 하나하나 나누어 포장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 여러분, 학교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박래훈 별량중학교 교사
박래훈 별량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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