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가린지 3년째, 마스크를 벗은 얼굴이 낯설다.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느려졌다 빨라졌다 하는 인간 세상에 올해도 봄이 왔다. 고단하고 팍팍한 일상을 계절처럼 소리없이 잇는 사람들이 있다.

국밥은 언제나 옳다.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술안주로, 해장국으로 더 말하면 입 아프다. 봄바람이 아직 차가운 어느 날 웃장 국밥거리 한 국밥집을 찾았다.

기자 웃장에서 국밥집을 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사장님 저희는 얼마 안 됐어요. 엄마가 2007년부터 이 자리에서 횟집을 하셨고, 2014년에 국밥집을 열었어요.

국밥을 기다리며. 국밥이 나온 순간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국밥을 기다리며. 국밥이 나온 순간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기자 2년 전 코로나가 막 시작됐을 때 심정 어떠셨어요?

사장님 이렇게까지 크게 될 거라 생각을 안 했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퍼지니까 되게 무서웠죠. 어떤 일 생길까 싶어서. 메르스, 신종플루도 겪었지만 그런 것보다 더 위협이 컸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9월 8일에 ‘국밥데이’라고 해서 행사를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2년 동안은 못했죠.

기자 코로나19로 매출에 지장은 없으셨어요?

사장님 저희는 손님이 점점 많아지는 시기에 코로나가 터졌거든요. 코로나 초반에만 조금 힘들었었고 지금은 거의 회복단계에요. 오히려 손님들이 많이 오면 불안해서 방역패스를 더 철저하게 했어요. 어떤 손님들은 ‘여기는 너무 까다로워서 오기 싫다’고 할 정도였어요.

웃장 국밥거리는 유명하니까 다른 곳에 비해서 그나마 유지가 된 것 같아요. 엄마가 해룡면에서 하시는 국밥집은 코로나로 매출이 50% 가까이 떨어졌어요. 신대, 금당은 도심이라서 직장인, 학교 선생님, 학생들이 많은데 코로나 터지고 사람들이 아예 안 움직여요. 새벽에 일 나오시는 분들도 코로나 이후로는 아침 식사를 안 하신대요. 잘못해서 코로나 걸리면 일도 학교도 못 나가니까.

기자 코로나 끝나면 어떤 일 제일 하고 싶으세요?

사장님 여행 가고 싶어요. 식구들끼리 모여서 밥도 먹고 싶고요. 지금은 직장 다니는 형제들이랑 밥도 같이 못 먹어요. 또 코로나 때문에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 한 번 못 잡아보잖아요. 당신들도 너무 안타깝고 자식들도 마음이 아프고요. 나이 드신 분들은 언제 어떻게 되실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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