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 방송사를 포함한 12개 미디어 매체에서 1인씩 선정된 정치부 기자들이 자율주행 차를 타고 입력된 장소로 왔다. 12개의 다른 통로로 들어와 입구에 놓인 가면을 쓰고 방담장에 입장했다. 한 주의 사건, 사고 중 하나를 선정해서 코믹하게 엮어내는 이벤트성 뒷담화 프로다. 투표율 27.3%, 역대 최저인 22대 대통령 선거가 채택되었다. 대선 2일 후 5시간 방담이 이뤄졌다. 돌아갈 때 다시 보안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참여 기자가 드러나지 않게 배려했다. 방담 내용의 보안 통제 2일 뒤 51분짜리로 편집돼 나갔다. 시청률 2%에 제작진은 환호했다.

 

쥐(子) : 99.9%대 0.1% 간의 고착화된 사회계층의 이동성 확대를 전면에 내세운 건 K 씨 등 베테랑 선거 전략통의 ‘신의 한 수’였어. 빅 브러더의 공식화, 익숙해진 큰 정부 즉 독재의 용인, 표의 역설을 노린 전략이 먹힌 거야. 파시즘의 전면화가 현실화된 거지.

소(丑) : 능란한 성인지감수성도 한몫했고.

호랑이(寅) : 기본소득제의 ‘기본’을 최대한 끌어올린 공약 실현은 가능할까? 전국민고용보험제도는 시행 7년 차, 벌써 재정 고갈에 직면해 있는데.

토끼(卯) : 이슬람 문화의 세계화에 편승해서 청년들에게 이슬람 공부를 권한 L이 총리로 지명될 게 유력해 보여. 본인은 UN 사무총장 출마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

용(辰) : 일촉즉발의 미·중 신냉전체제 격화로 국제 자본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결국 F1, F2 자리에서 밀려난 후 인도와 한국의 세계정치사적 위치의 견고한 부상과 UN의 역할 강화가 이뤄지면서 여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봐.

뱀(巳) : 20년째 로봇밀도 세계 1위로 로봇세율 증세를 막는 디지털자본권력 통제가 한국경제의 핵심의제가 아닐까?

말(午) : GREEN VAIO경제 시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미래사용 설명서’ 실현에 혈안인 4050세대에 약속한 특별지원 공약이행 여부가 정권의 성패를 가를 거야. (이 지적에 대부분 동의했다. 4050세대에 속하는 기자들이다.)

양(未) : 바이러스X연구소와 신약개발원을 통합한 바이러스연구원의 청 승격은 9년 만에 이뤄졌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 이걸 한 방에 해결한 것도 ‘쥐’ 기자가 말한 ‘신의 한 수’였다고 봐, 나는.

원숭이(申) : 외계와의 접촉 공간을 화성에 세우겠다는 P 후보자의 미래설계가 몰매를 맞은 건 우주공영화 시대에 걸맞은 공약인데, 아쉬웠어.

닭(酉) : 직면한 기후·식량 위기를 제쳐둔 현실감각의 결여라고 본 거지. 정작 추진해야만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건데 말야.

개(戌) : ‘미래’는 ‘희망’을 동시에 품고 있는 언어지만, 지금의 2030세대에게 미래? 없잖아? 돼지 가면 기자님, 한 말씀. (주관 방송사 소속으로 사회 역을 맡았다,)

돼지(亥) : 4050세대가 세대 갈등을 키우는 족속들이잖아. 기레기 집단이 그 선봉역이고. 기레기는 여전히 기레길 뿐야. (모두 가면을 벗으려다 다시 쓰며 파안대소한다. 클로징 엔딩이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중앙 일간지인 K일보는 방송이 나간 후 방담 프로의 기자 선정에서 제외되어 유감이며, 한반도 통일에 관한 공약이 대선 후보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다손 기자 방담에서마저 어느 기자도 지적하지 않았다고 사설로 꼬집었다. 사실,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 유치에 실패한 2022년 이후 통일로 가는 구체적 로드맵에 남북 어느 정부도 한 발짝 더 내디디려 하지 않았다.

소설가 한상준. 전북 고창 생.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에 「해리댁의 망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소설집 『오래된 잉태』 ,『강진만』,『푸른농약사는 푸르다』, 산문집 『다시, 학교를 다자인하다』
소설가 한상준. 전북 고창 생.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에 「해리댁의 망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소설집 『오래된 잉태』 ,『강진만』,『푸른농약사는 푸르다』, 산문집 『다시, 학교를 다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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