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파크24’를 100% 인수했다던데, 이번엔.”
국감 증인으로 세 번이나 부른 걸 지나치다고 힐난하던 기사를 떠올리며 족발집 강 사장이 카카오(Kakao)를 들먹인다.
“독과점 논란으로 주춤하더니만.”
개인택시를 모는 현우는 카카오T에 가입해서도 콜이 늘지 않았다. 이용료만 올리고 원성이 거세지자 그나마 지난 정기국회에서 따진 게다.
“골목상권 다 잡아먹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행태야.”
강 사장은 족발집까지 카카오가 치고 들어오면 갈아타야 하나? 염려를 내려놓지 못한다.
“이용료 받지 않다가 가입 택시가 80%까지 늘자 이용료를 내라 하고 차츰차츰 올리는데, 이게 어디까지 갈지를 모르겠는 거야. 본색을 들어낸 거지. 카카오T에 가입했어도 일반택시 카카오T한테만 콜을 몰아주니까, 우리가 들고일어날 수밖에 없었지.”
일반택시 사업자와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안 좋은데, 콜을 몰빵해주는 상황이 지속되자 갈등은 더 심해졌다.
“알다시피, 우리 엄니가 젊었을 때 점방을 했잖아. 그 점방들 다 망한 게 하루아침이야. 애들 코 묻은 돈푼이나 만지는 수준이었어. 쬐그만 동네에 근사한 슈퍼가 들어오니까 손님들이 그쪽으로 쏠리더라고. 대기업 24시간 편의점이 들어오자 슈퍼도 금세 문 닫드만.”
강 사장은 집안 내력까지 들추며 울분을 감추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자 처우도 그렇고, IT 쪽도 갑질이 드러나고 있잖아. 이건, 한술 더 떠요.”
“세 번 부르면 뭐해. TV 중계 앞에서는 호통을 치지만 TV 빠지면 갑질하는 쪽 손 들어주는 게 국0의원들인데. 국감 지나가니까, GS파크24 인수하는 거 봐.”
“골목상권 침해 않고 돕겠다는 말만 믿고 면죄부 준 꼴이지. 한 통속이라고.”
국회와 카카오를 싸잡아 탓하는 건 강 사장과 현우만이 아니라 자매들도 이구동성이다.
“오늘 안주는 족발이 아니네.”
“더 맛나고만, 맛나.”
“배달로 보충하니까,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겨.”
“카카오가 일반택시에 콜을 몰아주니까, 우린 죽 쑤고 있어.”
야참 시간대 주문을 맞추느라 친구이면서 동서인 강 사장 족발집에서 개인택시 쉬는 날, 한 달에 한 번 현우가 배달을, 현우 아내가 족발 포장을 돕고 있다. 마지막 주문은 배달앱으로 보낸 뒤 동서지간 내외가 일컬어, ‘족맥’ 타임이다.
“니 형부, 요즘 걱정이 태산 같아. 족발집까지 카카오가 프랜차이즈로 들어오나 싶어서. 카카오가 미장원, 네일숍에 꽃배달까지 꿰찼더라고. 오겜에서 오일남이 ‘이러다가 다 죽는단 말야’라고 외치잖아. 대기업이 들어오고 독점하게 되면 나머진 다 죽는 거야. 아무리 자본주의사회라도 이건, 아니라고 봐.”
“언니, 공부 많이 했네.”
“먹고 살라니까, 이것저것 봐 지더라.”
“처제도 카카오 야나두 영어로 조카들 워홀(WorkingHoliday) 준비시킨다며, 언니처럼.”
“이 집 저 집, 다 카카오에 목줄 잡혔네.”
“이러니, 또 그러지. 걔네들 못 고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