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큰일 날 것처럼 서두르더니 안개 핑계냐” 주민 반발

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내년 6월 말까지 입지 선정 어렵다”

월등면, 주암면, 서면으로 공문 보내

월등면 쓰레기처리장 설립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9월 13일, 24일에 이어 28일에도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가며 ‘입지 선정 원천 무효’를 위해 투쟁할 뜻을 강하게 밝히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월등면 쓰레기처리장 설립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9월 13일, 24일에 이어 28일에도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가며 ‘입지 선정 원천 무효’를 위해 투쟁할 뜻을 강하게 밝히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순천시가 올해 안으로 쓰레기처리시설 입지를 선정키로 했다가 논란 속에 내년 지방선거 이후인 민선 8기로 넘겨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7일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입지선정위)’에서 1순위 월등면 송치마을, 2순위 서면 구상마을, 3순위 자원순환센터가 자리한 주암면 구상마을, 4순위 서면 건천마을로 정했다.

시는 입지선정위 선정 결과에 따라 후보지를 대상으로 입지 타당성 조사결과 열람 및 지역주민 의견수렴과 공청회,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입지 결정 고시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결과가 발표되자 월등면 쓰레기처리장 설립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마을 단위로 돌아가면서 집회를 열고 입지선정위 구성 위법성 등을 따지며, 입지 선정에 관해 ‘원점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그런데 시는 돌연 지난 3일 입지 후보지 4곳 면에 입지 선정을 내년 6월 이후로 미룬다는 공문을 보냈다. 

시는 이 공문에서 “순천시 클린업 환경센터(소각장, 매립장, 재활용선별장)의 입지선정과 관련, 우리 시 폐기물처리시설 시급성을 감안하여 올해 중 입지 선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라고 하면서도 “봄철 안개조사 등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으로 내년 6월 말까지는 최종 입지 선정이 시기적으로 어렵다”라고 밝혔다.

순천시가 쓰레기처리시설 입지 후보 지역 면에 보낸 공문 일부 ⓒ순천광장신문
순천시가 쓰레기처리시설 입지 후보 지역 면에 보낸 공문 일부 ⓒ순천광장신문

시에서 언급한 ‘봄철 안개조사’는 월등면에서 제기한 문제다. 정판석 대책위원장, 주기성 월등면 주민자치회장 등 주민들은 “지역이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 형태이고 사계절 안개가 자주 끼어서 오후까지도 빠지지 않는다”라고 밝히며 “쓰레기처리시설이 월등면에 들어설 경우, 주민 대다수가 짓는 과수 농사가 피해를 입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금방이라도 큰일 날 것처럼 서두르더니 안개 핑계로 미루는 게 말이 안된다”라고 하면서 “일단 내년 6월 말까지는 (시 행정을)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순천지역에는 제1 쓰레기처리시설인 왕지매립장과 주암면 자원순환센터가 있지만, 두 곳 모두 사용연한이 2~3년밖에 남지 않아 제2 쓰레기처리시설 입지 선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인 민선 8기로 미루게 돼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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