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민예총 전시회에 전두환 조형물이 전시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전두환 씨가 지난 8월 9일 광주고등법원에서 재판 뒤 나오고 있다.

‘군사반란, 5·18학살’로 집권…과거 반성·사죄 없었다

5·18단체 “전두환 범죄행위 밝혀 역사정의 세우겠다”

 

노태우에 이어 ‘5·18 학살주범’ 전두환이 죽었다. 지난 23일 죽기 전까지 5·18민중항쟁(이하 5·18) 당시 정부와 군 실권을 장악했던 전 씨는 5·18 희생자와 유족 앞에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7년 회고록을 출간했다. 하지만 회고록 가운데 5·18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심 재판을 진행되고 있었다.

전 씨 사망 소식에 5·18 유족과 관련단체는 “그동안의 재판이 대한민국 헌정사를 유린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책임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적 심판’이 되기를 기대해 왔지만, 그의 죽음으로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한탄하면서도 “오월학살 주범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만고의 대역죄인 전두환의 범죄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차례 대통령을 지냈지만, 쿠데타와 학살로 얻은 자리였다. 또한, 그는 그렇게 얻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숱한 만행을 일삼았고,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전두환은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도 참회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쓴 회고록에서 사죄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두고 오히려 ‘갖은 핍박과 능멸’이라고 적는 등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 반성과 사죄 없는 죽음으로 또 한 번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전두환이 반성도 사죄도 없이 죽음으로써 ‘학살에 대한 단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전두환·노태우와 더불어 군사반란과 학살에 가담했던 자들로부터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입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우리 민주주의 앞에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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