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종종 찾았던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의 아름다움은 늘 기억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2019년 순천에서 가졌던 강연이 인연이 되어 오랜 기간 순천시에서 겪고 있는 폐기물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관점에서 논의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 2009년으로 돌아간다면 SRF를 다시 선택하시겠습니까?

지금 만약 시계를 거꾸로 돌려 순천자원순환센터를 준비하던 당시로 돌아간다면 'SRF(고형연료화)' 사업을 다시 선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로 둔갑했던 SRF의 실체와 폐해를 겪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시 'SRF 사업'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분명 '대형소각로 방식'으로 갔을 터인데, 역설적으로 저는 당시 순천이 SRF를 선택했던 것이 지금 시점에서 오히려 다행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만약 대형소각방식을 선택했었다면 꼼짝없이 20~30년은 묶일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지금과 같이 우리가 순천의 환경생태와 미래를 고민하며 현명한 방안을 선택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 또다시 '막차'를 타시겠습니까?

2009년 당시 SRF 사업은 '막차'였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그럴듯하게 포장해 놓은 'SRF=신재생에너지'라는 허울이 벗겨지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곳곳에서 악취와 미세먼지 등 문제점이 드러나던 시점이었습니다. 

국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과 금융 조달을 통해 투자했던 전국의 233개 업체(공공기관 26곳, 민간기업 207곳)들은 여러 경고의 시그널을 무시한 채 추진한 결과 불과 몇 년 만에 줄도산의 위기를 맞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대형소각로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었을까요? 문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본다면 '대형소각방식'이야말로  가서는 안 될 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3. 2050 탄소중립 선언의 의미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작년 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 2017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OECD 국가로서의 위상과 의무감 때문이겠습니다만, 그에 더하여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기와 메탄가스 30% 감축 서약에도 동참하겠다 선언하였습니다. 

온실가스 40% 감축계획은 곧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선언이며, 메탄가스 30% 감축발표는 곧 매립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쓰레기 1톤이 연소될 때마다 1.1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됩니다. 매립지에서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7배나 높은 메탄이 발생합니다. 메탄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매립을 없애는 방법이며 독일이 2005년부터 '매립전면금지'를 선언했던 이유입니다.  

4. 소각방식을 선택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이유 - '탄소세'

신상철 진실의 길 대표이사전 천안함 진실규명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친환경 폐기물 자원화 연구 활동가
신상철 진실의 길 대표이사전 천안함 진실규명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친환경 폐기물 자원화 연구 활동가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어쩌면 간단합니다. 하루 200톤을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220톤의 이산화탄소에 대하여 톤당 3~5만 원의 탄소세를 순천시민의 세금으로 꼬박꼬박 지불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과 대안을 찾을 것인가의 문제인 것입니다. 

'탄소세 부과'는 현재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하여 간과할 문제가 아닙니다. 불과 몇 년 이내에 우리 앞에 닥쳐올 현실입니다. 

덧글 :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를 다음 기고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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