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이 노래를 아시나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의 시작 부분입니다. 이 노래는 가을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여러 가지 코드 중 하나인 듯합니다. 모든 계절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가을은 추억이라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과 추억의 차이가 있다면 아마도 기억에 그리움을 더해야만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유난히 붉은 노을, 노란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따듯한 햇살, 바스락거리는 낙엽 깔린 오솔길, 청아한 하늘 아래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과 귀뚜라미 소리를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그리운 친구들이 이젠 다 추억이 되어 버렸네요. 노랫말처럼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입니다. 지금 우리 옆에서 추억을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서로에게 좋은 추억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계절은 돌아오지만, 지금은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홍승용 책방 '심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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