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제과점’이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순천시 저전동에 위치한 ‘재미난제과점’은 청소년이 지역농산물을 이용해 빵을 만들어 팔고, 운영하며 자립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달 14일 제과점을 찾아 사장이자 직원인 김예진(19), 장선하(20), 정소담(21) 씨를 만났다. 언뜻 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세 사람은 ‘학교 밖 청소년’이었다.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다. 진학한 학교가 맞지 않아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진학하고 싶은 학교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세 사람은 청소년 직업체험 프로그램 ‘길 위의 셰프’를 통해 제과제빵 기술을 배웠다. 프로그램을 마칠 무렵,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이하 센터)로부터 ‘제과점을 열어보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다. 사장이 돼 직접 가게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잠시,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사업장은 순천시 도시재생 저전동 일방통행길(남교오거리~순천여고) 창업 공간사업을 통해 마련했다. 필요한 제과제빵 기구는 한 사회봉사 클럽이 지원했다. 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단체 등의 지원으로 지난 4월 ‘재미난제과점’ 문을 열었다.
운영은 쉽지 않았다. 개업 당시에는 빵이 잘 팔리는가 싶더니 여름이 되자 빵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면서 운영이 어려울 만큼 매출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짱순이 빵’이었다. ‘짱순이 빵’은 짱뚱어 모양을 한 생과자다. ‘짱순이 빵’을 팔기 시작하자 매출이 조금씩 회복됐다. 또, 시청이나 초등학교 돌봄교실 등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발품을 팔아 일궈낸 성과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 씨와 장 씨는 제과점을 운영하며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정 씨는 내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사람에게 진학은 창업과 같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다.
세 사람은 제과점을 운영하며 남들보다 먼저 사회 경험을 시작했고, 많은 걸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 “너무 걱정 말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라”고 응원했다. 하지만 이후 정 씨는 ‘재미난제과점’을 그만 두고 새로운 길을 찾기로 했다.
한편, 우리나라엔 학교에 진학하지 않거나 취학 유예, 제적, 자퇴 등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이 40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학생은 약 534만 7천 명이며, 그 가운데 학업중단자는 3만 2천여 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약 0.6% 학생이 학업을 중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