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인 순천시의회 의장
허유인 순천시의회 의장

필자는 2010년 무모했다. 채 1%도 안되는 인지도에서도 시민의 일꾼이 되어 봉사하자는 생각으로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갑자기 아무 준비 없이 출마했기에 목숨을 걸고 선거운동을 했다. 그런 나의 모습과 진정성을 알아봐준 위대한 순천시 덕연동, 조곡동 주민들의 선택으로 기적이라는 소리와 함께 첫 시의원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11년 동안 오직 운동화만 신고 우문현시답(우리들의 문제의 답은 현장과 시민에게 있다)을 의정 신조로 삼아 밤샘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그래서인지 ‘발로 뛰는 일 잘하는 의원’이라는 별명과 함께 내리 3선 의원에, 제8대 순천시의회 후반기 의장도 되었다. 이런 영광은 하나님과 수많은 시민들의 도움 덕분이다. 그런데 영광 뒤에는 수많은 고통과 좌절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낸 지역 정치인으로서 지역정치가 발전하려면 한마디로 시민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해 좋은 지역 일꾼들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일꾼들이 어떻게 활동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는 등 지역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삶에 그 무엇보다 영향을 끼치는 것이 지역정치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치보다 예능이나 드라마, 가십거리에 관심을 더 가진다. 또 활동은 지역에서 하지만 생각은 중앙에 있다. 그래서 지역정치보다 중앙정치에 더 관심이 많다. 더욱이 지역 안에서도 시 행정에 비해 의회 활동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제8대 후반기 순천시의회는 지난 1년 동안 의원발의 법안 61건을 포함하여 조례안 159건을 처리하는 등 활발한 입법 활동을 했다. 뿐만 아니라 재난지원금이 적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했으며, 여순사건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등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일에 힘을 쏟아왔다. 

굳이 공치사 듣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 각자가 자기가 속한 지역구 의원이, 의회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에는 정말 지혜로운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일꾼을 뽑아주길 바란다. 혈연, 학연, 지역 등에 따라 무심결에 던진 표가 지역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명한 유권자이길 포기하는 것이다.

올해가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3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다. 그해 태어난 1991년생들이 포함된 MZ세대가 이제 대한민국 사회의 여론 주도층을 형성하고 있다. MZ세대인 85년생이 무관임에도 제1야당 당대표가 되었다. 이처럼 시대는 급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변화에 둔했던 중앙정치마저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정치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한다.

시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혈연, 학연, 지연 등 연결고리에 던지는 투표는 지양하고, 유력정치인에 줄서서 호가호위하려는 사람을 퇴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연령, 성별, 직업 등과 관계없이 진정 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의견을 대변해줄 지혜를 겸비한 인재에게 소중한 표를 행사해주길 바라고 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한 표가 실제 나의 삶을 변화시킬 소중한 한 표로 기능할지는 우리 시민들에게 달려있다. 유권자 한 명 한 명의 올바른 선택이 꽃피어 우리 지역정치를 희망의 꽃밭으로 만들어주시기를 소망하며, 조동화 시인의 ‘나하나 꽃피어’의 일부를 소개하며 마치겠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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