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순천언론협동조합 이사장
강성호 순천언론협동조합 이사장

지난 6월 11일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유치관련 간담회가 순천대학교에서 열렸다. 순천대학교 박기영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추진단장이 순천대 의과대학 설립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였다. 간담회에 고영진 순천대 총장, 소병철, 서동용, 김승남, 김회재 국회의원, 허유인 순천시의회 의장, 신민호 의원 등이 참여하였다. 

순천대 의과대학 설립타당성 연구는 순천대가 발주해서 서울대 산업협력단, 한국생산성본부, ㈜미래병원경영컨설팅 컨소시엄이 담당해서 진행되었다. 이 연구는 전남동부지역 의료현황을 객관적인 통계에 기초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를 통해 전남지역의 의료현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었다. 전남지역 활동의사 수는 3,128명(인구 천 명당 활동 의사 수는 1.6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중하위권인 10위를 차지했다. 광주를 포함한 전남권 전공의는 133명(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 4.02명)으로 전국 9개 권역 중 8위였다. 일반의사 수도 적지만 전공의 수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7개 시도 미충족 의료율 (제공=순천대)
17개 시도 미충족 의료율 (제공=순천대)

전공의 수가 적다 보니 전남지역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충분한 의료행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는 ‘미충족 의료율’이 높고, ‘환자거주지 수술률’이 낮다는 점에서 잘 확인된다. 전남 주민들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는 지표인 ‘미충족 의료율’은 8.8%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2위였다. 반면에 전남 주민의 ‘환자거주지 수술율’은 53%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5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이는 전남이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입원 자체 충족율’ 14위, ‘외래 자체 충족율’이 16위에 그쳤다는 점에서도 다시 확인된다. 또한 전남 주민이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진단받는 비율인 ‘유질환자 판정자의 비율’도 전국 17개 시도 중 2위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전남 주민들은 충분한 의료행위를 받지 못해 질환으로 고통을 많이 받는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전남 지역 응급환자들이나 중환자들이 적시에 충분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남은 ‘인구 십만 명당 응급의학 전공의 수’가 16위, ‘응급의료기관 1개소당 응급의학 전문의 수’ 16위로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에서 최하위이다. 응급의학 전문의 수가 부족하다 보니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은 ‘응급의료 이용자 중 사망자 비율’ 4위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환자를 지역에서 바로 치료할 수 있는 시설도 매우 부족하다. 전남은 17개 시도 중 중환자실의 비율이 0.9%로 16위를 차지하고 있다. 

17개 시도 병상 비율 (제공=순천대)
17개 시도 병상 비율 (제공=순천대)

이 연구발표를 보면 전남지역에 국립의대가 설치되어야 할 필요성이 재확인된다. 전남지역에서 열악한 ‘필수중증’ 의료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 의료진과 고가의 의료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수의 교수 의료진과 의료 장비 확보에 드는 비용을 국가지원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국립대학병원이 필요한 것이다. 더욱이 국립대 병원이 도 단위로서는 전남지역에만 없다는 점도 국립의대 설립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전남 서부지역보다 전남 동부지역에 의대가 설립되어야 할 객관적 근거를 이번 연구가 잘 보여준다. 전남 동부권은 광주 전남 3개 권역 중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율은 높지만,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따라서 동부권 주민들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광주 전남권에서 제일 적게 받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런 의료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을 전남 동부지역에 시급하게 설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남 권역별 의사 분포 현황 (제공=순천대)
전남 권역별 의사 분포 현황 (제공=순천대)

이러한 필요성은 순천대 의대 설립 타당성 연구팀이 조사한 설문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전남 동부권의 보건의료 종사자와 산업체 종사자들의 70% 이상이 전남 동부권 보건의료 수준 향상을 위하여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기관 설립’을 들었다. 또한 동부권의 보건의료 종사자, 산업체 종사자, 지역주민들의 70% 이상이 ‘의과대학 부속병원 수준’으로 전남대학교 병원 수준을 희망하였다. 그리고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의 전문화와 특성화 분야로 동부권 보건의료 종사자의 87.6%가 응급의료 분야를, 81.1%가 중증질환 분야를 희망하였다.

순천대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조감도 시안 (제공=순천대)
순천대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조감도 시안 (제공=순천대)

이런 점에서 공공의료, 중증 및 응급 필수 의료, 산재 의료 중심으로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을 설립하겠다는 순천대학교의 제안은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전남 동부지역 국회의원, 광역·기초의원, 지역 자치단체, 지역 의료계 및 시민사회들도 순천대 의대가 설립될 수 있도록 더욱더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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