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월 시범 운영…10월 읍·면·동 전체 시행

 

허석 순천시장과 이영희 공무원노조 순천시지부장이 지난달 31일 2021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순천시)
허석 순천시장과 이영희 공무원노조 순천시지부장이 지난달 31일 2021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순천시)

순천시에서도 공무원 점심시간이 보장될 예정이다. 점심시간에도 민원업무를 위해 파트를 나눠왔던 것을 시범 운영을 거쳐 단계적으로 점심시간을 보장한다.

순천시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본부 순천시지부(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무원노조가 교섭을 요구해 여러 차례 실무교섭을 거쳐 모두 98개 항에 합의하면서 지난달 31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점심시간 전면 보장을 비롯해 건강권 보호, 갑질문화 개선 등이다. 공무원 점심시간 보장 문제는 최근 전국 지자체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시-공무원노조 간 단체협약에도 이 사안이 핵심 쟁점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희 공무원노조 순천시지부장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점심시간에 민원대민서비스를 해왔다”고 하면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무원 피로도가 가중되면서 점심시간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악성 민원으로 고통받는 공무원들이 많다. 서울 강동구 신규 공무원 자살 사건(지난 1월)도 평소 주변에 민원 고충을 호소하는 등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민원실 여성 공무원이 폭력에 노출돼 있어 악성 민원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와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점심시간 보장 문제는 단계별로 추진될 예정이다. 우선 읍·면·동부터 오는 7~9월 3군데 시범 운영을 거치면서 홍보기간을 가진 다음 10월부터 읍·면·동 전체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업무를 봐온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등 문제점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점진적, 단계적 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실무부서에서 협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원안내 시스템 사전 구축, 무인자동 민원발급기 확대 보완 등에 나설 계획이다.

공무원 건강권 보호를 위해 매년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데도 합의했다. 그동안 국민건강보헙공단이 2년마다 실시하는 검진 외 2년마다 시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해왔는데, “공무원이 건강해야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고 이번 단체협약에서 1년 단위로 건강검진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갑질문화 개선에도 서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내부에서부터 지위를 이용하거나 부당한 업무지시 등에 관해 인식을 개선하고 교육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시-공무원노조 간 단체협약은 2018년 12월에 이어 2번째다. 2017년까지는 현 공무원노조가 아닌 다른 노조라거나 공무원노조가 전교조처럼 법외노조라는 등의 이유로 노사협의회 방식으로 추진해오다가 2018년에야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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