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양 LF스퀘어 내 매장은 찾는 사람들이 줄어 한산하다. ⓒ순천광장신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양 LF스퀘어 내 매장은 찾는 사람들이 줄어 한산하다. ⓒ순천광장신문

지난해 초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빈부격차와 사회적 소득 격차가 큰 나라에서는 최저생계비마저 위협을 받으며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고, 중소기업은 운영난에 빠져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격차가 두드러지면서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전남 동부권에 있는 대형쇼핑몰 광양 LF스퀘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LF스퀘어에서 잡화 판매 매장 매니저로 일하는 조합원 A씨를 지난달 중순 만났다.

A씨는 한산한 매장을 보며 ‘물러날 곳이 없으니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막막한 심정을 드러냈다.

2017년 광양에 LF스퀘어가 생겼을 때부터 근무한 A씨는 이미 백화점에서도 십수 년간 일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그런 A씨에게도 코로나19는 불가항력이었다. A씨가 운영하는 매장뿐 아니라 많은 매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줄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년 여름, 쇼핑몰 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 계속된 매출 감소에 대출을 받아 생활하는 직원도 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에 따르면, LF스퀘어 입점업체는 ‘중간관리점’이 대부분이다. 중간관리점은 대형유통업체와 브랜드 본사가 입점 계약 후, 매장을 관리해주는 중간관리자를 고용해 ‘위탁판매’한다. 중간관리자는 보증금 일부를 부담하고, 매출액의 10~15%를 판매 수수료로 받는다.

대형유통업체의 영업일과 개·폐점 시간에 맞춰 일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매니저 교체 등 불이익을 받는다. A씨가 관리하는 매장 또한 마찬가지다. 1년 365일 가운데 단 이틀, LF스퀘어가 문을 열지 않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한다. 그러나 인건비가 부담돼 일주일 중 단 하루 직원을 고용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 A씨는 궁여지책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중간관리자가 직접 상품 사진을 찍고 대형유통업체 자사 어플리케이션에 판매글을 써 올린다. 인건비가 들지 않으면서 고객과 대면 부담도 없다. 총매출 가운데 90%를 온라인 판매로 벌어 들이는 매장도 더러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 같은 브랜드를 취급하는 다른 지점과 경쟁해야 하며, 브랜드 인지 도와 온라인 판매 매출이 비례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A씨는 “코로나19보다 더한 재난이 닥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안고 하루하루 보낸다”며 “천재지변 앞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마음 속으로 배수진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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