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인력 100% 투입·적정 수수료 지급 등 촉구

출차 부분파업 돌입…교섭 불가할 경우 ‘총파업’

 

여수지역 택배노동자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 등을 들고 선전전을 하고 있다. (제공=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여수지역 택배노동자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 등을 들고 선전전을 하고 있다. (제공=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여수지역 택배노동자들이 ‘약속한 분류인력 100% 투입, 적정 수수료 지급’ 등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택배노동자 16명이 과로사로 숨지는 등 사회문제로 확대되면서 과로사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정부 개입 등 사회적 합의로 지난 1월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금지 등 조치와 계획이 나온 바 있지만, 최근 40대 쿠팡 택배노동자가 또다시 과로사하는 등 노동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0일 민주노총 여수시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7일 전라남도에서 최초로 출범한 택배노조인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여수지회(택배노조)는 지난 8일부터 오전 11시에 출차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창립 뒤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 측과 교섭해왔고, 지난 2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통보를 받아 쟁의권을 갖게 됐다. 이에 지난 3일 조합원 총회에서 쟁의행위찬반투표에서 찬성 100%로 가결돼 지난 8일부터 부분파업에 나섰다.

택배노조는 사측에 ▲오전 11시 출차 ▲약속한 분류인력 100% 투입 ▲정오 12시 이전 하차작업 종료 ▲N플러스(전산망) 공개 및 적정수수료 지급 ▲터미널 확장 분구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출차·하차작업과 분류작업은 연계돼 있어 여수·순천지역에서는 분류작업 중 일부를 먼저 배송하고 다시 돌아와서 분류를 마친 물품을 한 번 더 배송하는 ‘2회전’ 택배 배송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 육동주 지회장 설명이다.

또한 택배노조는 부분파업과 연계해 준법투쟁도 벌이고 있다. 쌀, 물 등 화물(무게·부피가 큰 물품), 1일 내 배송해야 하는 신선식품 배송 거부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택배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가자 일부 대리점 측에서는 임의로 구역을 조정해 대리점 택배노동자를 부분파업으로 배송을 거부하는 화물 배송에 투입하고, 그 구역에는 다른 택배사 노동자를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로 바꿔 택배 처리하는 편법까지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분파업을 계속 진행하면서도 사측과 교섭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 택배노조 입장이지만, 교섭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육 지회장은 “교섭 창구는 열어두고 있지만, 교섭이 사측 이야기만 듣는 건 아니다”라고 하면서 “사측 이야기만 하면 교섭이 될 수 없고, 더 큰 파업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택배노조는 지난달 말 파업투쟁 확대로 CJ대한통운 해고자 복직, 지난 2일 한진택배 본사 점거투쟁으로 해고자 복직 합의를 이끈 바 있다. 아울러 전국에서 CJ대한통운·한진·롯데·로젠 택배 등 택배사를 상대로 택배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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