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후변화가 정말 심각한 문제인지 알아볼 것입니다. 제가 올 한 해 동안 쓰려는 기후변화 칼럼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효과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한살림의 캠페인처럼 말이지요. 혹은 청소년 중엔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하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잘 몰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이유는 우리 인간이 기후변화로 멸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1) 터무니없는 이야기이다. (2) 맞는 말이지만, 내 인생이랑 큰 상관이 없다. (3) 신경 쓰고 싶지 않다. (4)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를 막을 방법을 빨리 알고 싶다.> 이 네 가지 중 어느 것이 당신의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내나요?

기후변화가 인간을 멸종시키는 경로는 두 가지인데,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1) 기후변화가 증가하면 인간의 병을 일으키는 병균이 증가하고, 전염병으로 인한 인간 사망이 증가해서 멸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기후변화가 증가하면 인간 이외의 동식물의 병을 일으키는 병균이 증가하고, 전염병으로 인해 동식물 사망이 증가하면 인간의 식량이 부족해서 인간의 면역력이 약화되고, 그래서 전염병으로 인한 인간 사망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나 동식물의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 모두, 기온 변화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기온이 크게 변했던 시기에 전염병이 창궐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인간이 아닌 동물이나 식물도 이런 전염병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동식물이 전염병에 걸리면 인간의 식량이 크게 줄어들고, 결국 밥을 제대로 못 먹은 인간들은 병을 이겨내는 면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인간을 멸종시킬 만큼 대단한 거냐고요? 우선 1300년대 유럽에선 흑사병으로 인해 인구의 삼 분의 일이 사망했습니다. 옛날이니까 그랬다고요? 1910년대에서 유럽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약 5천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이것도 100년 전 
일이라고요? 지금은 의학기술이 발전해서 괜찮다고요?

조류 독감, 돼지 독감, 에볼라 바이러스 등 인간이 아직 예방약(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한 전염병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병균에 대한 예방약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최소 1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인간이 백신을 개발하기 전에 벌써 바이러스의 변종이 생깁니다. 백신이 무용지물이 되는 겁니다.

식량 부족도 큰 걱정입니다. 2020년 우리나라는 역사상 장마가 가장 길었습니다. 5월부터 7월까지 햇볕을 보지 못한 날이 60일이 넘었습니다. 식물들이 한창 자라야 할 때 햇볕을 보지 못하고 비만 맞으니 병균이 창궐해서 다 썩어들어갔습니다. 많은 작물에서 생산량이 예년보다 확 줄어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참깨 생산량은 2019년에 비해 47%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괜찮냐고요? 우리나라는 90% 이상의 식량을 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국내 식량 생산이 줄어들어도 잘 모르는 겁니다. 그럼 앞으로도 외국에서 식량을 수입하면 되지 않냐고요? 외국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안 받나요?

실제로 2020년에 러시아 등 일부 국가는 자기 나라의 식량 생산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식량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이렇게 식량 수출을 갑자기 중단해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인간을 포함하여,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유기체적으로 일어납니다. 어떤 일이 유기체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서로 얽혀서 여러 가지 결과를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감기의 원인은 감기 병원균, 추운 날씨, 면역력 약화 등 여러 가지입니다. 마찬가지로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죽을 때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한 가지 원인이 분명하더라도, 그 결과에는 다른 여러 가지 원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변화를 극복하려면, 우리는 지혜로워져야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여러 가지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알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지구 생태계 전체에 수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도 그런 것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런 여러 가지 변화들이 인간을 멸종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가 이렇게 심각하다는 걸 잘 알고, 이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용창 행정학 박사. (사)숙의민주주의 환경연구소장.
장용창 행정학 박사. (사)숙의민주주의 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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