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산업·스마트팜 등 지원 '찔끔'

 

순천시가 올해 농·어업과 관련해 “돈이 되는 산업으로 적극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허석 시장은 지난 4일 신년 브리핑 가운데 농업 부문에 관해 짧게 밝힌 부분 중 강조하는 대목이다.

현재 농업·농촌·농민에 관한 별다른 언급은 찾아볼 수 없는 대신 ‘미래 산업’에만 눈길을 돌렸다.

허 시장이 직접 언급한 부분은 “미래 식량자원 및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곤충산업과 천연바이오 산업을 선점해 미래농업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거나 “스마트팜과 명품매실 농촌 융복합산업지구 완공, 농·특산물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 IOT를 접목한 농축산업 지원사업, 혁신농업인센터 건립, 별량 화포와 해룡 와온항 어촌뉴딜300사업 등을 통해 생명산업의 근간인 농‧어업이 그 뿌리를 더욱 단단히 내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돈이 되는 산업으로 적극 키워가겠다”는 것이다.

허 시장이 밝힌 사업을 최근 순천시 농정 관련 책자 ‘2021 농정업무 이렇게 추진하겠습니다’를 통해 살펴봤지만, 대부분 국·도비 보조나 융자를 낀 지원사업이 대부분이었다. 정작 문제는 지원금 액수나 지원 건수를 보면 내세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곤충산업은 ‘곤충시설 및 기자재 지원’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곤충을 애완학습(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용과 산업곤충(갈색거저리, 슈퍼밀웜, 굼벵이, 귀뚜라미 등)용으로 구분해서 곤충 농가 시설현대화 및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및 곤충산업화를 통한 사육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개발을 꾀한다. 곤충을 사육하면서 거주하는 농가 2곳에 자비 1천만 원에 1천만 원(도비 200만 원, 시비 800만 원)씩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스마트팜에 관해서는 ‘시설원예 ICT 융복합 확산’이 눈에 띈다. 계속 사업으로, 채소·화훼류 등(육묘, 버섯, 인삼, 약용채소) 자동화 재배 시설을 운영하는 농업인·농업법인·생산자단체를 대상으로 하며(2019~2020년 농림사업 중도포기자 제외), 복합 및 단순 환경관리시스템 구축에 2억 원 한도로(국·도·시비 60%, 자비 40%)를 지원한다.

명품 순천매실 농촌 융복합산업지구는 새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컨설팅 지원 ▲매실 푸드트럭 ▲매실 와이너리 등 3가지 사업이 추진된다. ‘컨설팅 지원’은 매실 가공시설 HACCP인증 시설 컨설팅을 지원해 경쟁력 강화하는 것으로, 매실가공업체 및 매실농업법인 2곳에 4천만 원씩(국비 50%, 도비 15%, 시비 5%, 자비 30%)을 지원한다.

‘매실 푸드트럭 지원’은 매실호떡, 매실차 등 매실 제품을 전국 축제, 관광지에서 수시로 홍보 판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하는 방향으로 매실농업법인 1곳에 홍보용 트럭구입, 푸드차량 시설개선(홍보전시, 판매시설 등)을 위해 3천만 원(위와 같은 비율)을 지원한다.

‘매실 와이너리 지원’은 매실와인 제조 및 체험 판매시설을 낙안읍성과 연계해 체험 관광 활성화 및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매실 가공 시장 다각화 목표로 매실 와인 제조업체 가공 시설에 지원하는데, 매실와인 제조시설 보완, 체험·판매시설, 와인포장 개발 등을 위해 매실와인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는 농업법인 1곳에 3억 원(위와 같은 비율)을 지원한다.

농·특산물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은 ‘농산물 가공제품 온라인 플랫폼 구축’ 사업으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 해외 전자상거래 입점, 오프라인 소비시장 적극 개척으로 지역 농・특산물 및 가공제품 판로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IOT를 접목한 농축산업 지원사업은 ‘축산분야 ICT 융복합 확산 지원’으로, ICT 융복합 시설 적용이 가능한 양돈, 양계, 낙농, 한우, 오리, 사슴 분야 등 농업경영체 또는 시설현대화 조건을 갖춘 축사, 신·개축을 통해 시설현대화를 추진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10곳을 선정해 총사업비 5억 4,730만 원(국비 35%, 융자 50%, 자비 15%)을 들인다.

천연바이오산업에 관한 내용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으며, 혁신농업인센터 건립이나 별량 화포와 해룡 와온항 어촌뉴딜300사업은 논외로 한다.

윤일권 순천시농민회 회장은 이러한 신년사에 관해 “코로나시대 이후로 식량의 중요성이라든지, 로컬푸드 중요성이 갈수록 대두되고 있는데, 신년사만 보면 농업의 전통적인 가치 같은 것은 무시해버린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수입개방, 신자유주의 해서 농업이 무너지고 있는데 곤충산업, 매실 융복합산업지구 같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나열돼 있고, 농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매실 융복합산업지구 관해서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매실밭을 거의 50% 이상 관리하지 않고 있다. 매실 자체가 곧 생산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매실밭 면적을 유지한다거나 지리적 표시를 하면 순천이 전국에서 매실이 제일 많이 날 것이다. 

전국 생산량 20%를 넘으면 대표 농작물로 지리적 표시제를 추진할 수 있는데, 그런 건 하지 않으면서 무엇을 누구하고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며 “정부에서 6차산업(1차 + 2차 + 3차산업 융·복합산업)이라고 해서 보조금 받은 사업으로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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