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가장 따뜻한 날 될 것” 겨울 거리투쟁 예고

 

‘월등면 양계장·쓰레기처리장 신축반대 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따라 열고 “쓰레기처리장 설치 반대”, “대규모 양계장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월등면 양계장·쓰레기처리장 신축반대 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따라 열고 “쓰레기처리장 설치 반대”, “대규모 양계장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폐기물처리시설(클린업 환경센터) 입지 선정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순천시 일방 행정에 반발이 거세다. 최종 후보지 4곳 가운데 1곳인 월등면 계월리 주민들 100여 명이 거리로 나와 ‘쓰레기 처리장 반대’를 외치며 시를 규탄했다.

‘월등면 양계장·쓰레기처리장 신축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는 9일 오전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따라 열고 “쓰레기처리장 설치 반대”, “대규모 양계장 설치 반대” 등을 외쳤다.

이들은 “악취와 분진 발생, 환경 위해 물질이 다량 발생되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 양계장 허가와 쓰레기 처리장 설치는 월등면민들의 의사와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청정지역 월등을 훼손시키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대규모 양계장 시설 운영과 쓰레기 처리장이 설치된다면 청정지역 월등은 혐오시설 월등으로 인식되어 복숭아, 매실로 어렵게 얻은 명성은 뒤로 밀려나고 사람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빛 좋은 개살구 월등’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 밝혔다.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이들은 “우리 월등면은 특용작물인 매실과 복숭아가 많아 관광객들도 많고 귀농인들도 많다. 월등면 계월마을은 농촌지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있는 곳”이라며 “더이상 악취와 분진 발생 등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대규모 양계장과 쓰레기 처리장을 건립하는 것은 지역발전은 물론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빼앗는 일”이라 지적했다.

월등면 주민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한목소리로 쓰레기 처리장과 대규모 양계장 신축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둔 유영갑·오행숙 시의원도 주민들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이경재 공동대책위원장은 “허석 시장은 빠른 시일 내에 계월 송치재 부근 소각장 건설, 양계장 건설 철회하고 월등 소망을 짓밟지 말아 달라”며 “우리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 선포했다.

한 주민은 “10월에 농사 작업을 나가려면 9시에 나가는 다른 마을과 달리 11시에나 가능하다.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서 안개가 빨리 빠지지 않는다”며 청주시 북이면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 이후 집단 암 발병으로 환경부가 실태조사에 나선 것을 예로 들어 “그런 두려움 속에 살 수는 없다.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시장, 시의원들에게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쓰레기처리장 설치 반대”, “대규모 양계장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는 순천시 월등면 주민들. ⓒ순천광장신문
“쓰레기처리장 설치 반대”, “대규모 양계장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는 순천시 월등면 주민들. ⓒ순천광장신문

순천은 새 폐기물처리시설 조성이 시급하다. 현재 왕조2동에 자리한 생활폐기물처리시설(클린업 환경센터)은 앞으로 2~3년이면 포화상태(현재 80% 수준)에 이르고, 주암면에 있는 자원순환센터 또한 2018년 화재 이후 존폐 갈림길에 서 있다.

이를 위해 시 입지선정위원회에서는 상수원보호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을 제외한 245곳을 후보지로 올려 월등면 계월마을, 서면 건천마을과 구상마을, 주암면 자원순환센터 등 4곳으로 추렸다.

시 관계자 입을 빌면, 그나마 주암면 자원순환센터 부지만 주민들이 ‘지켜보자’는 입장일 뿐 나머지 3곳은 주민 반발이 거세다. 월등면 계월마을은 대규모 양계장까지 허가 난 상황에서 폐기물처리시설까지 들어설 가능성이 있자 이처럼 한겨울 거리투쟁까지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청수 시 생태환경센터 소장은 “주민들을 만나고 있고,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 입지 선정되면 주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라며 “새 폐기물처리시설을 추진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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