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미래 소규모 초·중·고 독자 생존 어려워”
2021년 1학기 시범 운영, 2022년 20곳 운영 목표

장석웅 전라남도 교육감이 지난 1일 월례회의에서 '초·중 통합학교' 구상을 밝히고 있다. (제공=전라남도교육청)
장석웅 전라남도 교육감이 지난 1일 월례회의에서 '초·중 통합학교' 구상을 밝히고 있다. (제공=전라남도교육청)

머지않은 미래, 전라남도 군 단위는 인구소멸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전남도 인구 감소는 바로 학생 수 감소로 이어져 학교는 생존 위기에 이르게 된다. 현재 도내 초‧중‧고 전체 877곳 학교 가운데 학생 수 60명 이하인 작은 학교는 절반 가까이인 380곳(43%)에 이른다.

이런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전라남도교육청(도교육청)은 미래를 대비해 각급 학교 독자 생존 방식이 아닌 ‘초‧중 통합학교’를 추진한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월례회의에서 장석웅 교육감은 ‘초‧중 통합학교’ 추진 구상을 내놨다.

이날 장 교육감은 “멀리 보고 미리 헤아려 대비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 우리 전남의 많은 소규모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불가능한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주민, 학부모 동의를 전제로) 면 단위 학생 수 30~40명 이하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하는 ‘초·중 통합학교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농‧산‧어촌, 원도심, 섬 학교 등 지역과 학교 특성에 따라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고, 시설개선이나 지자체 및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역량 부족과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도교육청 평가다.

결국 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길을 내려 시도한 것은 ‘초‧중 통합학교’라고 할 수 있다. 장 교육감이 밝힌 ‘초‧중 통합학교’는,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과 연계해 (학교) 공간을 혁신하고, 학교를 생태적으로 재구성하고, 마을과 함께하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건은 법규 개정이다. 현행 ‘초‧중등 교육법’ 제30조는 학교 통합 운영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규정해야 하는 이 법 시행령 제56조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어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장 교육감은 지난 7월 21일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호남권 지역 포럼’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당시 장 교육감은 “초·중등 자격증 구분에 의한 교원 배치의 한계, 복수 자격 교원의 겸임 기피, 통합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미비 등이 통합학교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고, 유 부총리는 이를 약속했다.

시행령 개정을 전제로 장 교육감은 “초·중학교 간 교육과정을 연계하여 교사들이 넘나들며 학생지도가 가능할 것”이라며 “초·중 통합학교는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될 것이고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육감 구상처럼 통합학교가 운영되면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관심을 두고 있는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또한 적극 도입할 수 있다. 장 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전남의 작은 학교들은 매력적인 유학처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장 교육감 구상은 2021년 1학기에 초·중 통합학교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9월 1일 학교 20곳을 지정해 준비한 뒤 2022년 1학기에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그 성과를 지켜보며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초·중 통합학교 추진단’을 운영키로 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