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0일 코로나19 확산․억제 ‘갈림길’, 9월 첫주까지 ‘고비’

순천 54번 확진자 매개로 광양서도 3명 지역감염 이어져

 

평소 밤부터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조례동 사거리조차 코로나19 지역감염 여파로 이른 밤이지만 발길이 끊겨 한산하다. @김학수 기자
평소 밤부터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조례동 사거리조차 코로나19 지역감염 여파로 이른 밤이지만 발길이 끊겨 한산하다. @김학수 기자

결국 ‘서울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까지 나왔다. 28일 순천시에 따르면, 황전면에 거주하는 80대 남성이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던 서울 거주 자녀가 아버지를 찾아와 접촉해서 이날 확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확진자(순천 57번)가 또 다른 지역감염 경로가 될 수 있어 방역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순천시 홍보실 관계자는 “확진자가 고령이라 접촉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동선 파악과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격리 병상도 점점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확진자 격리병상은 순천시에서 전라남도와 협의해 배정하는데, 최근 확진자 가운데 4명은 강진의료원에, 1명은 화순전남대병원에 이송 치료하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의료원에 89개 병상이 확보돼 있다. 28일 현재 55개 병상이 차 있으며, 34개는 비어 있어 아직은 여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주일처럼 한꺼번에 확진자가 양산될 경우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순천지역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공의 집단 진료 거부 사태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진자 양산 상황에서 의료 인력 부족 사태도 예견된다. 이에 순천시는 시 자원봉사센터(749-4024)를 통해 긴급 의료지원 봉사자도 모집하고 있다. 봉사에 나설 의료진은 선별진료소 등에 투입된다.

 

순천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순천광장신문
순천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순천광장신문

27일 하루 동안에만 검체 1,348건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선이 파악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는 없지만, 그동안 동선을 확인해보면 순천 시내 전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광양시, 여수시, 구례군 등으로도 퍼져 있어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28일 오후 광양시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는데, 광양시 산림조합에 근무하는 30대 여성(순천 54번)을 매개로 3명이 감염됐다. 이 여성의 시아버지인 광양읍 거주 60대 남성(광양 9번)과 시부모 운영 식당 종업원 60대 여성(광양 10번), 광양시 산림조합 동료로 순천시에 거주하는 50대 남성(광양 11번)이다. 순천에서 이어진 지역감염이 순천을 넘어 인근 지역으로까지 퍼지는 모양새다.

 

평일 오후에도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던 조례호수공원에도 주말 오후지만 시민들이 드문드문 찾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평일 오후에도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던 조례호수공원에도 주말 오후지만 시민들이 드문드문 찾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지역감염이 확산되면서 지난 24일부터 공공시설 운영 중단,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등 행정명령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또한 시행되고 있다. 당초 오는 31일까지였던 유․초․중․고 비대면 원격수업(고3 수험생 등 제외)을 다음달 11일까지 2주 더 연장된다.

이처럼 28일 오전까지 확진자가 58명(순천 5번 이후 54명)까지 늘어나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순천시는 28~30일인 8월 마지막 주말을 코로나19 확산이냐, 억제냐 ‘갈림길’로, 또한 앞으로 1주일을 고비로 보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은 망설이고 있다.

허석 시장은 28일 오전 10시 코로나19 대응 상황 정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선포는 시민 모두의 일상이 정지되고 우리 시민의 경제적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순천시는 인근 시군과 생활권을 같이 하고 있어 실효성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주말 포함 다음달 첫째 주까지 10인 이상 모임이나 행사(스포츠 행사 포함)를 중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주말 오후지만 백화점에도 시민들 발길이 잦아들고 있다. 한 백화점 주차장이 거의 텅텅 비어 있다. ⓒ순천광장신문
주말 오후지만 백화점에도 시민들 발길이 잦아들고 있다. 한 백화점 주차장이 거의 텅텅 비어 있다. ⓒ순천광장신문

방역에 관한 지적도 나온다. 순천시에 따르면, 우선 확진자 동선 위주로 방역하고 있으며, 시내 번화가는 매일 방역이 진행된다. 다만, 일부 읍․면․동에서는 이장, 통․반장 등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방역하지만, 전체 구역을 아우르지 못해 같은 구역을 주 2~3회 방역한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 관련 재난문자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시에서는 이를 반영해 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자 동선과 감염경로를 확인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이 경우 고령자와 소외계층 등은 PC와 인터넷 접근에 어려움이 있어 이를 절충하거나 다른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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