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어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지역의 문화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최근 순천은 도시재생사업, 문화 도시사업 등을 통해 순천의 지난 역사와 문화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광장신문 202호(2019. 11)에서 필자는 순천만의 고유성을 간직하고 있는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순천만 갯벌의 ‘물양장’의 보전적 의미에 관해 서술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순천만 창산마을 갯벌의 같은 장소를 찾았을 때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사각형 모양의 ‘물양장’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고, 사진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새롭게 순천역이 현대화되면서 과거의 순천역사(順天驛舍)는 그 속에 담겨 있던 수많은 문화의 흔적들과 함께 오간 데 없이 사라져 버리는 아쉬움을 우리는 보았다. 사진을 통해 보았듯이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편했음을 생각하면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보다는 생활 편익의 지원책이 만들어져 가는 것이 옳다. 하지만 무엇인가 자꾸만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고 잊혀가는 것들이 아쉽기만 하다. 역사의 흔적은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져 가는 과정을 겪는다. 지나가 버린 문화를 되찾으려는 노력보다는 있는 것을 지켜내고 보존하는 일이 선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의 문화는 숙성되어 가는 것이 원칙이지 인위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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