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과에서 문화예술과로 담당부서 변경되자
문화의 거리 입주 예술가 지원 우선 순위
순천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활성화 의지는 퇴색되나

순천부읍성 서문안내소 전경 (출처 : 순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순천부읍성 서문안내소 전경 (출처 : 순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지난 5월 12일 ‘2020년 순천 서문안내소 다목적실 관리 운영’ 용역의 결과를 두고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지난 해 서문안내소를 관리해 온 금곡동 금꽃 예술촌 상인회(이하 상인회)는 용역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상인회는 서문 주변의 금곡동 상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상인회에 따르면, 제안서 발표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 할만한 정황들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제안서를 발표했던 상인회 회장은 “심사제안서를 제출한 지역 예술단체와 관련이 의심되는 심사위원이 있었다. 그 심사위원은 심지어 우리가 제안한 사업의 실효성을 두고 마치 불필요한 사업이라고 집요하게 지적해서 심적 부담을 느꼈다” 고 밝혔다.

‘2020년 서문안내소 다목적실 관리 용역’에는 상인회와 지역 예술단체 등 2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12일에 발표한 제안서 평가표에는, 위촉된 심사위원 7명 중 4명의 점수가 두 업체 간에 10점에서 20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입찰업체의 구체적인 이름 대신 A와 B업체로만 표기하고 있다.

상인회 측은 “작년에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올해는 점수표에 업체의 이름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평가표에 입찰이 결정된 업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러한 서문안내소를 위탁관리하는 것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되고 있다.

순천시는 2016년에서 2017년에 걸쳐 1차 도시재생 선도사업의 하나로 서문터 조성과 부읍성 서문 안내소를 건립했다.

당시 순천시는 기본구상안, 건축물 디자인 및 시설 운영을 두고 주민집중회의와 3차에 걸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주민 참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당시 서문안내소의 사업목적을 보면 서문터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지닌 랜드마크일 뿐만 아니라, 원도심 재생사업의 핵심거점인 ‘주민 커뮤니티센터’의 기능도 강조하고 있다.

당시 ‘성돌모으기 운동’을 통해 원 도심 5개 마을의 주민들이 안내소의 주춧돌을 놓는 등 지역화합과 도시재생 사업에 주민들의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서문안내소의 용역 과업지시서에 ‘서문안내소 다목적실을 활용한 문화의 거리 입주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 운영 및 개발’ 이라는 내용으로 문화의 거리 활성화 방안이 우선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즉 문화의 거리에 입주한 예술가들의 원활한 작품 활동 관리 및 지원방안 도출, 지역예술인(문화의 거리 입주작가 등)이 소외되지 않는 문화예술 프로그램(공동작업 및 전시 등) 및 참여방안 발굴․실행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행정·의정모니터 김옥서 대표는 “창작예술촌 사업을 통해 조성된 김혜순 창작스튜디오, 조강훈 아트스튜디오, 장안창작마당 등 문화의 거리의 활성화 거점 공간이 조성되어있는데, 굳이 서문안내소의 다목적실까지 활용할 정도로 문화 컨텐츠가 많은 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간 순천시 문화예술과에서 ‘문화의 거리’에 대한 지원사업은 총 1047건으로 사업비는 16억 21만 원이다.

2020년에도 1억3300만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주로 한옥글방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예술활동 보조금’ 명목으로 8천 만 원, 문화의 거리 임차료로 5천300만원이 지원될 계획이다.

반면에 금곡동 일대의 상가 임대료 지원은 2018년 조례개정을 통해 중단된 상태다. 초기 원도심 상권 조성단계에서 진행된 임차료 지원사업이 문화예술활동 지원으로 지원대상이 바뀌면서 중단되었다.

금곡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ㅇ 씨는 “초기에 임차료 지원을 받아 장사했던 사람들은 거의 여기를 떠났다. 남은 사람들은 여기가 삶의 터전인 토박이들이 대부분이다. 요새는 커피숍이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 왕래가 많아지니까 임대료가 턱없이 올라갈 것 같아 걱정이다”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걱정했다.

지난 해 ‘푸드아트페스티벌’을 순천시 전체지역 대상으로 공모하겠다는 발표가 있자 주민들의 반발이 컸다. ‘푸드아트페스티벌’ 뿐만 아니라 ‘달빛 야행’이나 ‘은행나무 축제’ 등은 재생사업에서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시민들의 접근성과 형평성을 고려해서 장소를 공모하는 순천시의 입장도 원도심 활성화라는 재생사업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최근 순천시는 역세권 도시재생사업 추진이 한창이다. 도시재생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에서 탈락된 매곡동 재생사업까지 재 공모할 계획이다. 하지만 1차 선도지역 내에서 재생 사업의 연속성을 키우며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 주민자치 역량을 키우는 사업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순천시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ㅈ 씨는 “서문안내소는 초기 재생사업의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사업 목적에 걸맞게 주민자치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업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도시재생 사업이 완결된 것은 아니다. 겨우 종자만 뿌린 셈이다. 열매를 거둘 때 까지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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