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학기제의 해외 모델

 

박근혜 정부의 선거 공약이었던 ‘자유학기제’가 2016년 전면 실시를 앞두고, 순천 지역에서는 연향중학교를 제외한 전 중학교가 시범 실시에 들어간다. 시범 실시에 앞서, 이 정책의 배경이 되었던 외국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실마리들을 찾아 보고자 한다. (기자 주)


◆ 아일랜드 전환학년제 : 아일랜드 전환학년제는 우리 나라의 중학교에 해당하는 과정(Junior Cycle)을 마치고 고등학교 과정(Senior Cycle)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운영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이때 1년 간 학생들에게 무시험․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이 제공된다. 전환학년 시기의 교육과정은 필수과목, 선택과목 탐색, 자유 관심, 체험 및 활동의 네 계열로 구성된다. 이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전환학년제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중학교를 6년 동안 다니는 반면, 전환학년제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은 중학교 과정을 5년 동안 이수하는 것이 된다. 이 교육과정을 경험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인성 발달, 사회성 발달, 교육적 발달, 직업적 발달 측면에서 교육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전환학년제는 1974년에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던 리처드 버크(Richard Burke)에 의해 도입되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되고 10년 동안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후 꾸준한 홍보와 재정적 지원 및 교사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시작되면서 안정적으로 제도가 정착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고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운영이 된 결과, 2012년에는 중학교의 97% 정도가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의 경우, 교육부에서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해 줄 뿐 실제로 그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학교다. 국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단위 학교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전환학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수 있다. 학교 내에서도 전환학년제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환학년제 코디네이터를 따로 두어 기존의 교사들과 협력 체계를 이루면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 애프터스쿨은(after-school)은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김나지움이나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 잠시 쉬어가기를 원하는 8-10학년 과정의 학생들이 1년 동안 공부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기숙형 학교를 말한다. 이 학교도 전환학년제와 마찬가지로 희망하는 학생만 진학을 하는데, 중학교를 졸업하는 전체 학생의 30%가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애프터스쿨의 교육과정은 주로 음악, 미술, 체육 등 감성교육과 단체 활동으로 구성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각 학교마다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법령에 범교과통합 필수주제로서 진로교육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시되어 있을 정도로 진로교육을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강력하게 강조하고 있다. 애프터스쿨을 다니지 않는 7~9학년 아이들은 1~2주 가량 직업현장, 대학, 전문대학 등에서 제공하는 직업교육에 참여하고, 고등학교 아이들은 직업교육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도제훈련에 참가한다.
 

◆ 스웨덴의 직업체험 학습 : 스웨덴의 경우에는 아일랜드와 덴마크처럼 희망하는 학생에게 긴 시간동안 진로 탐색의 시간을 주는 제도는 없지만, 교과 내 진로교육을 통해서 이루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8․9학년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직업 체험기간이 있다. 8학년은 2주간, 9학년은 1주간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대신 기업을 정해서 일을 경험하는데, 이를 프라오(PRAO: Praktisk Arbetslivsorientering, 직업 실습 체험)라고 부른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최소한 15주 동안 학교 밖의 직업 현장에서 현장훈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또한 최근 스웨덴 정부는 2008년 하반기부터 도제훈련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2011년부터 고교 과정에 도제 훈련체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해서 적용하고 있다.

▲ 직업 실습 기간에 가야 할 곳이 적혀 있는 스웨덴의 한 학교 게시판

 아일랜드, 덴마크, 스웨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 정책이 그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학생들의 직업체험을 위해 지역사회 산업체와의 파트너십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들은 자유학기제 실시를 앞둔 현 시점에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제 39호- 2014.  5.  28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