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된 학교 별량중학교

별량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시작이 가볍다. 지난 2011년부터 교수학습 방법 개선과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해 와서 자유학기제를 위한 준비가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원하는 틀로 시간표 변경을 하고 자유학기제 TF팀에 학부모 대표도 참여할 예정이다.

별량중학교는 모든 교실의 책상을 ㄷ자 형으로 배치하고 수시로 4인 1조 모둠별로 책상을 이동하여 모둠별 협력 수업을 한다. 일제히 뒤통수만 보고 수업하는 교실은 아예 없고 교사와 학생이 마주보며 수업한다. 4년 전부터 수업을 혁신하자며 학생 참여형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해 왔다. 배움의공동체 수업은 스스로 묻고 모르는 것은 대답하는 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가르치는 역할과 배우는 역할이 분리되지 않고 학생들끼리 묻고 배울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된다. 모르면 물어보고 대답하는 관계 형성은 평상시 생활에서 드러난다. 관계가 돈독해지니 폭력이나 왕따가 생길 틈이 없다.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해 전교사가 년 3회 수업을 공개하고, 교사별 년 1회 자발적으로 컨설턴트를 초대해서 수업 컨설팅을 받아왔다. 닫힌 공간에서 수업하면 향상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교사들은 수업공개를 통해 성장, 연구, 개선하려는 마음가짐이 되어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교사들끼리 뜻이 맞지 않아 갈등하기도 했다. 학교의 변화를 바라는 교사들의 의지로 꾸준히 진행된 교수학습방법 개선에 대한 연구로 현재는 학생들이 집중하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확인하며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점검해 보고 싶어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적인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교무실에서 민주적인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활발한 토론이 될 리 없었다.

교장의 결정과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전 교직원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토론하고 결정했다. 수직적인 구조가 아니라 수평적인 구조다.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에 중심을 두고 운영됐다. 민주적인 토론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면 교사의 열정이 높아진다. 지난 4년간 매주 월요일 오후 4시부터 전 교원이 원탁에 모여서 협의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요일 6교시는 모든 교사가 참관하는 가운데 공개수업을 하고 협의하며 교사들의 성장을 모색한다. 목요일 오후에는 담임교사 협의회를 통해 한주에 했던 활동을 평가하고 공동 계획을 짠다. 6개 학급이 서로 알고 있는 자료를 공유하고 공통 활동을 계획한다. 무지개 학교로 선정된 별량중학교는 교무행정사가 2명이 전담해서 행정업무를 전담해서 수업준비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교사들은 남은 시간에 학급을 운영하고 교육활동에 투자 할 수 있었다.

별량중학교의 교육과정은 모든 과정에 대한 평가를 통해 문제점은 고치고 보완해 가는 과정에서 점점 틀을 잡아간다. 민주적인 교무실 운영을 통해 나날이 진화한다.

특기적성 방과후 활동의 경우 1주일 2회 4시간동안 운영되고 있고, 희망자에 한하여 이루어지는 텃밭교육도 올배부터는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와중에 몸을 움직이며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일하는 텃밭활동을 결정 한 것이다. 교사들은 잘 풀리지 않거나 고민이 되는 사안은 협의할 때 더 분명하고 커지는 것을 경험해 왔다. 어쩔 때는 해결이 안 되는 사안도 있었다. 무지개학교를 하며 남은 예산을 처리하는 문제였다. 두 달 동안 협의를 통해 진로적성검사를 정밀하게 받는 행사를 하자고 결정했다. 학생들은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어 좋아했고, 부모들도 만족했다. 학생과 부모와 교사가 흡족한 행사를 통해 무엇보다 뿌듯한 사람은 제안한 교사였다. 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 무엇이 바람직한가? 무엇이 학생들의 성장을 이끄는가?’ 하는 고민 속에 협의하는 과정으로 별량중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행복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제 38호- 201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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