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학기제 시범 실시 곡성중학교 학생들

곡성중학교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를 통해 달라진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공부 시간에 활동이 늘어나서 좋아요.”
“수업시간에 많이 나댔는데, 활동이 늘어나서 재미있으니까 안나대요.”
“긴장감 없어지고, 웃는 날이 많아졌어요.”
“학교에 오는 것이 즐거워요.”
“진로를 고민하게 되니 좋아요.”

자유학기제를 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었던 내용을 묻자 학생들은 ‘하고 싶어서 참여한 동아리 활동’과 ‘스스로 계획을 짜고, 기획하고 대화식으로 했던 사람책 콘서트’를 꼽았다. 

▲ 고물상에서 일하는 유정균씨가 ‘사람책’으로 학생들과 대화하며 버려지는 쓰레기가 자원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직접 병아리를 만지고, 따뜻한 계란을 만지고, 날계란도 먹어보는 직접 체험에는 모두가 즐거워했고, 적극적이었다. 졸다가도 자신의 관심사가 나오면 눈을 번쩍 뜨고, 질문을 하며 진지해졌다.  중학생 시기는 전두엽 자체가 새로이 구성되는 혼돈스러운 시기라서 스스로도 자신의 상태를 제어할 수 없는 때라고 한다. 1대 1로 만나면 예의 바른 학생도 뭉쳐있으면 누가, 먼저, 빨리, 기존의 가치관에서 이탈하는지 경쟁하는 시기라지만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보였고, 이전에 보지 못한 진지함을 보였다. 

▲ 곡성지역에서 활동하는 가수와 노래하며 직업세계 탐방


■ 곡성중학교 학부모와 교사의 변화
결국 책임질 사람은 지역 사람

 ‘자유학기제 연구모임’에 참여해서 진로체험활동을 도운 학부모 이서현 씨는 학생들이 ‘사람책’ 포스터를 제작할 때 기대한 것보다 훨씬 잘하는 것을 보며 무기력해 보이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시험 안보면 다음 학기에 적응을 못할까봐 걱정됐는데, 지금 하는 것을 봐서는 믿음이 간다며 이런 분위기로 꿈을 찾고, 목적의식을 갖고 충실하게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연구모임에 참여한 계기를 묻자 “교사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만, 결국 책임질 사람들은 지역 사람이잖아요? 우리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다보면 지금보다 조금 나아지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사람책으로 참여해 학생들을 만난 유정균씨는 중학교 학생들을 만나서 그 눈높이에서 궁금해 하는 내용을 서로 나누며 아이들에게서 참신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지구를 지키는 살림자원’ 이라는 고물상에서 일하는데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자신의 전공분야인 컴퓨터를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는 일과 골동품이나 옛날 물건 등 신기한 것을 학생들과 만든 밴드에 올려서 고물이 자원이 된다는 것을 알려 주겠다”고 했다. 지역사회 어른과 학생의 또 다른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곡성중학교 진로담당 문영주 교사는 처음에는 도움을 받고 싶어서 갔지만 너무 재미있고 의미있어 퇴임 후에도 곡성교육희망연대에 나오고 싶다고 했다. “30년 동안 교직생활에서 주어진 틀에 의해 살았는데, 너무나 새로운 사람들이었어요.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나눔이 행복했고 그 분들의 열린 사고에 놀랐습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 나갔는데, 어느 날부터는 이야기를 듣고 있기만 해도 공부가 됐어요.”

또한 활동수업을 하며 학생들이 만들기로 솜씨를 발휘하고 발표하는 것을 들으며 공부를 못해도 다양한 재능이 숨어 있는 것을 보았다며 “학생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위안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진행되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는 지적도 했다. 사회 전체가 성숙되고, 인프라가 구축되어야지 기반 시설 없이 ‘일시에’ 하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제 38호- 2014.  5.  21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