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전체로 확산되었으면”

3월 22일(토) 순천광장신문사에서 비폭력대화 강의와 연습모임이 있었다. 참여 이유는 사람 수 만큼 다양했다. “어떻게 아이들 문제, 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고민을 토로하는 교사도 여러 명 참여했다. “비폭력대화를 배우면 다른 사람이 될 것 같다”는 기대로 모여 3시간 30분 동안 강의와 연습이 이어졌다. 광장신문에서 비폭력대화 칼럼을 써 온 장용창 논설위원이 강의를 이끌었다.

강의를 이끈 장용창 씨는 2005년 크리스마스 때 결혼해 3개월 만에 이혼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8년 동안 요가를 열심히 해서 모든 인생 문제가 해결되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갈등 상황을 맞이하며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아내가 문제라고 생각됐다. 고심하던 어느 날 틱낫한 스님이 운영하는 ‘자두명상센터’에 살다온 친구가 ‘비폭력대화’라는 책을 알려주어 그 책을 보며 연습을 했다. 그에게 비폭력대화는 요가의 가르침과도 같았다. 요가는 이론적이고 혼자 명상을 해야 한다면 비폭력대화는 대화를 어떻게 할까? 실용적인 지침이 되었다. 아내랑 같이 읽으며 이렇게 하면 안 싸우겠다 싶었는데 또 부부싸움을 했다. ‘비폭력대화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하고 따지면서.

실제로 배우고 싶어 서울 비폭력대화센터에 가서 강의를 들었다. 그 책을 번역한 ‘캐서린 한’은 비폭력대화를 입으로 몸으로 익혀서 한마디 한마디가 비폭력대화였다. “마누라랑 이혼할 위기다”라고 말했더니 그런 처지에 공감을 하도 잘해줘 눈물이 다 나왔다. 너무 자기를 잘 알아주기 때문에 캐서린을 만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울어버린다고 한다. ‘캐서린 한’의 공감 능력을 보고 자신도 저렇게 되고 싶어 그때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하려면 비폭력대화를 좀 아는 사람들끼리 해야 연습모임이 진행되는데, 비폭력대화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먼저 무료로 강의를 하고 알려주면서 연습모임을 만들어 2007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커플을 위한 비폭력대화 8시간짜리 강의를 듣고 강의를 시작한 것이다. 비폭력대화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해 강의를 하면서 많이 배웠고 그 후 전국으로 강의를 다녔다. 회계사였던 그가 왜 비폭력대화를 연습하려고 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그런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요가를 배우면서 요가에서 가르친 대로 하면 되겠다 싶었지만 요가의 이론적인 부분을 일상에서는 어떻게 할지 모르던 때 비폭력대화를 만난 것이다. 그의 생각에 비폭력대화는 예수, 공자, 부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강의를 하러 다니면 “비폭력대화 잘되나요?” “부부관계 좋아졌나요?” 질문을 많이 받는데 현재 아내와의 관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변화는 그 자신에게서 왔다. 아내가 변하지 않고, 자신만 변해도 부부관계는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싸움을 걸어도 자신이 절대적으로 평화로우면 싸움은 안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비폭력대화가 확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거의 모든 사회운동이 민주주의를 하자는 것이지요?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첫걸음은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듣고 모으는 것인데요. 정말 민주적인 토론은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러려면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면 됩니다. 자신의 느낌과 욕구는 쏙 뺀 채 이른바 정의라는 것만 외치다보면 배가 산으로 갑니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어렵습니다. 작년 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에 새로운 언어가 등장했어요. 옳다 그르다 비판하지 않고, ‘내 삶이 안녕하지 못해요’라고 표현했습니다. 저는 안녕 대자보가 정말 중요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것을 대화를 통해 찾아가다 보면 민주사회가 될 겁니다. 그래서 비폭력대화가 사회 전체로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강좌는 4월 26일 오후 2시. 순천광장신문 사무실.



“대화의 목적은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
“옳고 그름 저 너머의 세상에 평화가 있다”

▶ 한 마디로 비폭력 대화란?
비폭력 대화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말하고, 공감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느낌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나온다. 비폭력대화는 자기 자신에 대한 명상이다. 에너지, 관심을 어디다 쏟을 것인가? 선택할 수 있다. 관심을 외부에 두면 인생이 힘들어진다. 자신의 욕구, 자신의 느낌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 비폭력 대화를 일상에서 쓰나?
선택적으로 쓰고 싶을 때만 하면 된다. 아이들하고 관계에서 어떤 말을 해도 공감으로 반응해주면 반응이 보인다. 아들과 딸의 친구까지도 일부러 마음먹고 공감으로 대해줬더니 딸 친구들이 저한테 말을 많이 한다.
 

▶ 사람 사이에 비폭력대화는 항상 해야 하나? 어떤 경우에는 비폭력대화가 아닌 것이 도움이 된다.
저도 이명박의 4대강 문제나 박근혜의 공약 폐기를 이야기 할 때 화가 난다. 비폭력대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 공감할 때 나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은 대화에 방해가 되나?
공감해주고 싶을 때는 공감하고 나의 욕구를 표현할 때는 표현하자. 제가 연습해보니 ‘공감으로 반응해주기’만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모든 사람들은 내 이야기만 하는 버릇이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공감해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 빠르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타인의 의견을 부정해야 할 때 어떻게 부정해야하나?
대화를 왜 할까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대화의 목적이 욕구의 실현이라면 어떤 형식의 대화가 우리의 욕구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겠는가?

욕구를 표현하는 적절한 수단으로 옳고 그름을 토론하는 방법과 공감의 방법이 있다. 도덕적인, 정책적인, 정치적인, 과학적인 사실관계의 옳고 그름을 토론하는 것이 우리를 전투적으로 만든다. 공감은 자기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표현하는 것에 포커스를 둔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학교에서 맞았어? 틀렸어? 그런 걸 가르치니까 전투적이다. 비폭력대화 책에서 루미라는 시인이 말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저 너머의 세상에 평화가 있다.”

말과 사고방식의 옳고 그름이 아닌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공감하는 데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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