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미국의 워렌 버핏이 최근 종이신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6개월 동안 무려 3억4400만 달러를 투자해 28개의 신문사를 인수했다. 주목할 점은 버핏이 사들인 종이신문이 전국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같이‘동네신문’이었다.“이웃의 시시콜콜한 소식을 전하는 지방신문은 꼭 필요한 매체로 살아남을 것이다.”버핏의 생각이면서, <순천광장신문> 창간에 힘을 보탠 조합원들의 마음이다.

2008년 초에 창간한 미국의 <프로퍼블리카>는 탐사보도전문 온라인매체이다.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퍼블리카>의 성공 비결은 역량있는 언론인과 비영리의 의기투합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국장 출신인 폴 스타이거가 지휘봉을 잡았고, 착한 부자 허버트 샌들러 부부가 연간 1천만 달러의 예산 전액을 지원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진보신문인 <가디언>은 언론이 맞닥뜨린‘신뢰의 위기’와‘경영의 위기’를 잘 극복했다. <가디언>은 공세적인‘오픈 저널리즘’전략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2011년부터는 신문에 게재될 기사 리스트와 해당 기자 이름을 홈페이지에 미리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기자는 훨씬 풍성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독자는 관심 있는 기사 작성에 직접 참여하는 재미와 보람을 만끽한다.

세 가지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동네신문’‘비영리’‘오픈 저널리즘’이다. 언론의 생명인 신뢰를 확보하면서 경영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책이다. 협동조합으로 첫걸음을 떼는 <순천광장신문>도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협동조합 방식은 언론사업에 어울리고, 언론의 힘을 강화하는 큰 강점이 있다. 순천언론협동조합의 조합원은 동네신문을 사랑하는 독자이고, 비영리의 꼿꼿함을 지켜주는 출자자이며, 오픈저널리즘의 시민기자이다.

광고에 의존하는 신문경영 방식으로는 저널리즘의 공공재적 성격을 지켜내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도 미국도, 그리고 온 세계가 마찬가지이다. 국민주주의 <한겨레>와 비영리의 <프로퍼블리카>는 그런 문제의식에서 생겨났다. <한겨레>도 지금 태어났더라면 당연히 협동조합을 채택했을 것이다.

<순천광장신문>이 없는 세상을 생각할 수 없는 순천의 전설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좋은 신문을 고집하다가 경영이 어려워지는 사태를 두려워하지 않는 <순천광장신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협동조합으로 큰 도전에 나서는 <순천광장신문>의 장도를 축하한다.

김현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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