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초에 창간한 미국의 <프로퍼블리카>는 탐사보도전문 온라인매체이다.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퍼블리카>의 성공 비결은 역량있는 언론인과 비영리의 의기투합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국장 출신인 폴 스타이거가 지휘봉을 잡았고, 착한 부자 허버트 샌들러 부부가 연간 1천만 달러의 예산 전액을 지원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진보신문인 <가디언>은 언론이 맞닥뜨린‘신뢰의 위기’와‘경영의 위기’를 잘 극복했다. <가디언>은 공세적인‘오픈 저널리즘’전략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2011년부터는 신문에 게재될 기사 리스트와 해당 기자 이름을 홈페이지에 미리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기자는 훨씬 풍성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독자는 관심 있는 기사 작성에 직접 참여하는 재미와 보람을 만끽한다.
세 가지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동네신문’‘비영리’‘오픈 저널리즘’이다. 언론의 생명인 신뢰를 확보하면서 경영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책이다. 협동조합으로 첫걸음을 떼는 <순천광장신문>도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협동조합 방식은 언론사업에 어울리고, 언론의 힘을 강화하는 큰 강점이 있다. 순천언론협동조합의 조합원은 동네신문을 사랑하는 독자이고, 비영리의 꼿꼿함을 지켜주는 출자자이며, 오픈저널리즘의 시민기자이다.
광고에 의존하는 신문경영 방식으로는 저널리즘의 공공재적 성격을 지켜내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도 미국도, 그리고 온 세계가 마찬가지이다. 국민주주의 <한겨레>와 비영리의 <프로퍼블리카>는 그런 문제의식에서 생겨났다. <한겨레>도 지금 태어났더라면 당연히 협동조합을 채택했을 것이다.
<순천광장신문>이 없는 세상을 생각할 수 없는 순천의 전설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좋은 신문을 고집하다가 경영이 어려워지는 사태를 두려워하지 않는 <순천광장신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협동조합으로 큰 도전에 나서는 <순천광장신문>의 장도를 축하한다.
김현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koala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