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문화 결혼이주자들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베트남의 문화를 소개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개미와 베짱이'는 나라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개미는 추운 겨울에 대비하여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근면함을 상징하는 캐릭터이다. 반면 베짱이는 일 안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게으름뱅이를 상징한다. 근면성실하면 겨울에 편안하고, 게으르면 비극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해석한다.

그러나 베트남 같이 여름밖에 없는 나라에서 개미는 사재기만 하는 욕심쟁이로, 베짱이는 1년 내내 자기 달란트대로 노래하는 일을 쉬지 않는 부지런한 인물로 풀이한다. 베짱이를 자기계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성공자의 모델로 높이 평가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시간 개념이 자유롭다. 베트남 사람들은 약속 시간보다 20분~30분 늦게 나오는 것은 예사다. 베트남 사람들의 시간은 고무줄 시간이다. 과거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의 약속 시간을 ‘코리안 타임’이라고 했던 것과 유사하다. 근대적인 시간 개념에서 자유로운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공동체 문화가 강하다. 공공소유지에서 벼농사를 함께 지으며 형성된 문화다. “함께 죽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낫다”, “똑 같이 나쁜 것이 몇 명이 잘하는 것보다 낫다”는 베트남의 속담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정감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주 작은 물건일지라도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한다. 직접 집을 방문하여 작지만 오랫동안 유용하게 쓸 물건을 빨간 포장지로 싸서 선물하면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베트남에는 “외국인이 사업에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선물문화에 익숙하라”는 말이 있다.

베트남인들은 9를 으뜸이자 신성한 수로 여기며, 13은 액운의 상징으로 여긴다. 숫자 5는 베트남어로 위험의 뜻과 비슷하여 숫자의 합이 5가 되거나 15, 25 등 5로 끝나는 수를 터부시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모호한 상황이나 잘못을 했을 때 웃음으로 반응하는 습관이 있다. 이러한 반응이 가족 내 어른들에게 가끔 오해를 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기초베트남어가 제2외국어로 추가되어 작년 2013년 11월 7일(목) 처음으로 시험이 실시되었다. 앞으로 우리지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베트남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했으면 좋겠다.

 

순천효천고등학교 교사 조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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