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식당‘나주곰탕 염대감’의 고집

 
한옥 풍으로 디자인하여 전통의 멋과 세련된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식당 내부. 두 개의 큰 가마솥에서 끓여져 나오는 곰탕의 깊은 향. 훤히 들여다보이는 개방형 주방. 깔끔한 단체복을 차려입은 종업원들의 능숙한 손놀림. 순천 금당지구(근로복지회관 맞은편)에 문을 연 식당 ‘나주곰탕 염대감’의 첫 인상이다. 이 식당은 전통방식의 나주곰탕을 선보이겠다며 지난 12월 20일 문을 열었다.

▲ 식당 내부는 한옥풍으로 디자인했다.
▲ 나주곰탕 차림상
우리나라 3대 곰탕은 황해 해주곰탕과 영남 현풍곰탕, 나주곰탕을 꼽는다. 해주곰탕, 현풍곰탕과 달리 나주곰탕은 뼈를 뺀 머리 고기와 양지, 사태만을 사용한다. ‘나주곰탕 염대감’은 전통 나주곰탕 제조방식대로 살코기를 2시간 곤 뒤 지방을 모두 제거한다. 그리고 나서 육수에 또 한 시간을 고아내기 때문에 뼈를 고아내는 곰탕과 달리 맑고 고소한 맛이 난다.

▲ 나주곰탕 김재숙 대표
김재숙 대표는 “맛의 고장 남도의 좋은 재료에 정성을 들여 만들어 내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고, 좋은 음식을 권하니 마음도 뿌듯하다”고 말한다.

‘나주곰탕 염대감’에서는 원조 나주곰탕 제조 방식에 따라 식은 밥을 9번 토렴하여 내놓는다. 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혀 내놓는 게 토렴이다. 그런데 나주곰탕 제조방식을 모르고, 밥을 따로 달라고 하는 고객도 있다. ‘나주곰탕 염대감’은 곰탕과 수육곰탕, 곰떡국, 수육이 주요 메뉴인데, 점심시간 두 시간 동안은 막걸리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처럼 전통 나주곰탕을 재현한 ‘나주곰탕 염대감’이 순천에 문을 연 것은 불과 한 달에 불과하지만 지역 식당가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업식도 따로 하지 않았지만, 손님의 입소문을 통해 이미 많이 알려졌다. 입소문만큼 효과적인 홍보방법은 없다는 영업전략이다.

전라도를 파는 식당
‘나주곰탕 염대감’은 전라도를 파는 식당이다. 많은 식당이 재료비 절감을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는데, ‘나주곰탕 염대감’은 모든 식재료를 국내산을 넘어 전남산만, 그것도 친환경으로 고집한다. 곰탕의 주원료인 쇠고기는 전남에서 키운 한우 암소만 사용하고, 고춧가루와 배추, 무까지 유기농 식자재를 사용한다. 이윤이 줄어들더라도 전남산 식재료를 사용해 지역 생산자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주)제이푸드서비스의 경영철학이 녹아 있다.

▲ 전통 방식 그대로 나주곰탕은 9번 토렴해서 상에 올린다.
식당 개업 과정에도 남모르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83평 규모의 이 식당은 원래 오리고기 전문점 ‘금당오리’였다. 하지만 개업 후 8개월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주)제이푸드서비스를 만나면서 변화를 꾀하게 되었다.

(주)제이푸드서비스는 본사의 전문 디자이너와 시공팀을 투입해 83평의 식당을 현재의 ‘나주곰탕 염대감’으로 리모델링했다. 그 기간 동안 김재숙(57세) 대표는 목포에서 영업 중이던 ‘나주곰탕 염대감’에서 한 달 동안 나주곰탕 제조기술과 서비스교육 등 경영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종업원들과도 200만 원의 기본급과 성과급을 받기로 새로 계약했다. 주6일제로 일한다. 식당을 리모델링하면서 손님방 한 곳은 직원 쉼터로 바꿨다.

‘나주곰탕 염대감’과 (주)제이푸드서비스는 재료비와 인건비는 아끼지 않겠다는 역발상의 영업전략을 채택했다. 적자가 발생하면 본사인 (주)제이푸드서비스가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김재숙 대표는 “우리 식당은 원가가 높기 때문에 많이 팔아야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구조다. 착한 식당을 꿈꾸는 제이푸드와 함께 할 수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국제소비자연맹이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로 정한 10월 16일을 맞아 창립했다는 (주)제이푸드서비스. 최영섭 대표는 “우리는 자본과 노동이 함께 하는 착한 식당을 지향한다.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지역과 함께 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품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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