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물질, 그것이 알고 싶다(5) - 마지막 이야기

[대기오염 특집연재 마지막] 임수연 기자

 

대기오염 지식 생초짜 기자가 ‘광양만권 대기오염’에 대해 취재하며 알게 된 용어와 지식 등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연재한 인터뷰 기사의 마지막 기사다. 대기오염에 대해 아주 자세하고 쉽게 기초부터 작성했다. (1),(2),(3),(4)편에 이어 (5)편을 마지막으로 대기오염 특집연재 기사를 마무리한다. 순천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성훈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편집자 주>

 

▲ 순천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성훈 교수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더 좋아지고 있다?

 

기 :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기환경이 더욱 안좋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박 : 전반적으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기 : 그렇다면 왜 이렇게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하다고 말하는 건가?

박 : 대기환경에 대한 우리의 기대수준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고 있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정보량이 훨씬 많고, 경각심도 높아졌다. 언론보도도 늘어나고 있고.

 

▲ 순천의 지역별 미세먼지10 연평균 농도

 

기 : 하지만 실제로 뿌옇다고 느껴지는 게 최근에 많은데?

박 : 반농담 삼아 말하면 기분 탓이다. 옛날에도 뿌옜다. 뿌연 날씨는 줄어들고 있는데, 옛날에는 뿌연 것조차도 우리가 신경 쓰지 못하고 살만큼 정신없이 살기도 했고.

그런데 이렇게만 말하면 또 오해가 생겨날 수도 있다. 분명히 대기오염 농도가 낮아지고 있는 건 팩트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 대기환경이 엄청 좋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좋아지고는 있으나 절대적인 수준으로 보면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좋지 않다. 실제로 OECD 국가 중에 우리가 두 번째로 안 좋다. 미세먼지 농도는 앞으로도 계속, 지금보다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

 

 

대기환경기준과 에어코리아의 농도 측정값, 시민측정값

 

기 : 대기환경기준이라는 것은 뭔가?

박 : 농도가 이것보다 이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환경부에서 정했다.

 

기 : 이 정도면 건강상 괜찮겠다?

박 : 그건 애매하다. 건강상 괜찮겠다는 판단은 순수하게 보건학적인 영향에서 나와야 한다. 역치라고 부르는 것인데, 대기오염물질이 이 정도는 있어도 인체에 피해를 안미친다, 이건 보건학적 역치다.

하지만 보건학적 역치가 대기환경기준이랑 항상 일치하지는 않고, 대개 대기환경기준이 이 역치보다는 높다. 왜냐하면 대기환경기준은 보건학적인 역치만 고려하는 게 아니고, 실제로 우리의 산업환경이 역사적으로 볼 때,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또는 대기환경저감기술들이 충분히 발전했냐,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하기 때문이다.

 

▲ 미세먼지10 연평균 농도. 2007년에 대기환경기준이 눈에 띄게 엄격해졌다.

 

기 : 2007년도에 기준이 강화됐다.

박 :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더 낮아진다. 언제, 얼마만큼 낮추는지는 정책 담당자들이 결정하는 것인데, 이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마냥 빨리빨리 낮추기만 한다고 좋은 건 아니다. 현재 우리의 기술수준에서 대기 중 농도를 도저히 낮출 수가 없는데 기준만 낮춰버리면 국민불안과 혼란만 더 커진다. 실제로 대기 중 농도를 낮추는 게 중요한 거지 기준만 낮추는 건 의미가 없다.

 

▲ 미세먼지2.5 연평균 농도. 미세먼지 배출량이 여수, 광양에 비해 많지 않은 순천의 미세먼지 농도가 여수, 광양과 별 차이가 없다.

 

기 : PM2.5에 대한 기준은 어떤가?

박 : 사실 말이 많다. 최근에 25(㎍/㎥)에서 15로 낮췄는데 25면 지금 대부분이 겨우 만족시키는 간당간당한 수준이다. 15로 낮춤으로써 거의 모든 시·군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령 순천이 PM2.5의 2017년 연평균 농도가 20이다. 기준이 25일 때는 여유가 있었는데, 갑자기 기준을 15로 낮춰버리니까 기준 달성이 어려워졌다.

순천처럼 자체배출량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자체배출량만 낮춘다고 농도가 낮아지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규제치를 마냥 낮춘다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규제치를 낮출 때는 강화된 규제치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 광양만녹색연합(이하 녹색연합) 제공 자료. 박수완 사무국장은 미세먼지를 만들어 내는 주요한 물질으로 이산화질소를 꼽는다. 녹색연합은 매년 광양만권 주요 도시와 인근 도시(광양·여수·순천·하동·남해)에 대기오염물질 조사를 위한 간이측정기를 직접 설치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있다. 도표상, 에어코리아 수치(한국환경공단에서 설치하는 대기오염 측정 결과 값)와 시민측정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인다.

 

기 : 그렇다면 에어코리아와 시민측정 이산화질소(NO2) 결과 값이 많이 차이나는 이유는?

박 : 시민측정기는 간이 측정기다. 값을 신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엉터리 값이냐? 그건 아니다. 예를 들면 에어코리아의 정밀한 기계로 측정한 값과 시민측정값은 2배쯤 차이가 난다. 그러면 ‘여기서 2배 높으면 저기서도 2배 정도 높을 것이다’라고 추정할 수 있다. 어디가 더 높고, 낮고, 공간에 따라,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이런 것을 볼 때는 유효하다.

단, 그 절대값을 믿지는 말아야 한다. 그것만 조심하면 간이 측정기로부터도 의미 있는 해석을 이끌어낼 수 있다.

임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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