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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우리순천탐방여행③ 민족수난사의 그림자 속을 거닐다
김현진 조합원 한문학박사  |  badasolkh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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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호] 승인 2019.07.04  1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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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조합원 한문학박사

   
 
   
▲ 원창역

 

지난 6월 15일(토) ‘2019 우리 순천 탐방여행’의 세 번째 행사가 있었다. 아침부터 뜨거운 유월의 햇살을 받으며 원창역(元倉驛)에 도착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전라도 일대의 쌀, 목재 등의 수탈 물품을 여수까지 이동시키기 위해 1930년 무렵에 건립되었다. 역사(驛舍)는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128호로, 역무실보다 대합실 지붕이 높은 구조이다. 지난날의 아픈 역사현장을 저 철마처럼 스쳐가지만, 철로만큼이나 길고 무거운 비감에 젖었다. 과거의 역사를 더듬으면서 우리는 현실 속 삶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체험용 뻘배

 

별량면 마산리 거차마을에는 뻘배 체험장이 있다. 뻘배는 스키모양 같은 나무판을 타고 개펄을 다니기 때문에 일명 머드스키[mud ski]라고 한다. 뻘배가 지나간 곳에는 추진력을 낸 한쪽 발자국 흔적이 있다. 

 

   
▲ 거차마을 뻘배

 

뻘배를 이용해 잡은 칠게는 낙지잡이 먹이로도 쓴다. 뻘배는 자연에 적응하며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지혜의 산물인 셈이다. 이를 직접 경험해보는 뻘배 체험장은 개펄 보존을 위해 갯가 한쪽에 구역을 나누고 연 단위로 돌아가며 사용한다. 생태 보존과 관광자원 개발의 갈림길에서 이룩한 조화를 살필 수 있었다.

 

   
▲ 동화사와 삼층석탑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더위를 식히고, 우리는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닮았다는 별량면 대룡리 개운산(開雲山)에 자리한 동화사(桐華寺)로 갔다. 화엄사의 말사이고, 의천(義天)이 지었다 전한다. 고려초기 양식의 3층 석탑(보물 제831호) 및 󰡔속장경󰡕 판본이 있다. “천상천하에 부처 같은 이 없고, 시방세계에도 견줄 이 없네. 세상에 있는 것 내가 다 봤지만, 일체 부처 같은 이 없네.[天上天下無如佛, 十方世界亦無比. 世間所有我盡見, 一切無有如佛者.]라는 염송(拈頌)이 주련으로 걸려 있다. 불계에서 머물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하산하였다.

 

   
▲ 고들빼기 마을

 

개령(開寧)이 개령(開嶺)으로 바뀐 개랭이마을의 ‘순천고들빼기영농조합법인’에서 고들빼기를 김치, 환, 피클 등으로 특화한 과정과 판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농촌체험마을의 하나인데, 농업생산과 수익증대 및 공동체운영 등에서 도전과 성취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고들빼기김치와 함께 인심만큼이나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 박항래 열사 기적비

 

상사면 용암마을에서 우리는 이곳 출신으로 1919년 4월 7일 연자루에서 만세운동을 하다 붙잡혀 순국한 순천의 독립운동가 박항래(朴恒來,1871-1919) 의사의 행적을 기록한 비석을 마주했다. 애국선열의 구국정신을 되새김하다보니, 식곤증은 온데간데없었다.

 

다시 버스에 올라 전남 동부권의 식수원인 상사호를 조망할 수 있는 주암댐 물문화관으로 갔다. 길이 11.5㎞ 직경 3.2~4.9m의 도수터널로 주암댐의 물이 상사호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해 주암조절지댐[일명 상사댐]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았다.

 

   
▲ 이천서원 적선여경 현판

 

상사면 ‘예절의 고향’ 동백리에는 동백숲과 이천서원(伊川書院)이 있다. 서원 이름은 근처에 있는 이사천(伊沙川)을 활용한 것이다. 이 서원은 조선중기 문강공 박세희(朴世熹,1491-?), 순천 운곡촌으로 이주하여 후진을 양성한 박증손(朴曾孫), 임란 때 의병으로 순절한 박대붕(朴大鵬,1525-1592) 등 상주박씨 3인의 유풍울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세운 것이다. 서원 내 제각의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積善餘慶]”라고 쓴 현판이 눈길을 끈다.

 

땀고개를 넘어 저전동의 정충사(旌忠祠)에 들렀다. 임진왜란 때 진주성전투에서 순절한 충의공 장윤(張潤)을 배향한 곳이다. 의(義)를 경앙(景仰)한다는 뜻의 경의문(景義門)에서 발길을 멈췄다.

 

이번 탐방은 민족수난사의 그림자 속을 주로 거닐었다. 그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되새기는 여정이었다.

김현진 조합원 한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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